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제3자뇌물혐의로 검찰에 2차 출석해 조사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시간40여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12일 오후 6시11분께 조사를 마치고 수원지검을 나와 “이미 문서에 나타난 형식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2차례나 소환해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역시나 증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경기도와 대북인도적 사업, 상호 교류협력사업 추진한 거 아니냐는 질문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니니 증거라는 게 있을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의미 없는 문서 확인을 하거나 이런 거로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다”며 “이럴 시간에 우리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게 훨씬 낫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대표는 조사에 입회한 박균택 변호사가 추가 설명을 할 예정이라며 자리를 떠났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후 1시39분부터 이 대표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 1시간50분 가량 진행된 조사에는 박상용(38기) 검사가 투입됐다. 검찰은 단식 13일째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질문을 최대한 간결하게 줄였다. 질문지는 약 30쪽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도지사 방북비 300만달러 대납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재판과 수사에서 제기된 사법방해 의혹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오후 3시28분께 조사가 끝난 뒤 2차 피의자 신문 조서 및 지난 9일 서명날인을 하지 않은 1차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했다. 이 대표는 2차 조서에는 서명날인을 했으나, 1차 조서는 끝까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인 게 ‘이화영 전 부지사가 북한에 쌀 10만 톤을 지원하기로 한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대표가 이에 대해 ‘황당하다’는 표현을 했었다”며 “이 전 부지사가 황당한 짓을 했다는 게 아니라 상황 자체가 황당하다는 것인데 이를 조서에 잘못 기재한 것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2019년 김성태 전 회장이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500만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대신 북한에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관련자 진술 및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경기도, 국정원 문건 등을 토대로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쌍방울의 대납을 인지 및 관여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이 대표 측은 “허무맹랑한 조작 수사”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쌍방울의 주가부양과 대북사업을 위한 불법 대북송금이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대납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의 백현동 특혜 의혹 사건과 병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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