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7만명가량 늘면서 5개월 만에 증가폭이 반등했다. 하지만 제조업·건설업의 고용은 여전히 부진했고, 학업이나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쉰’ 청년은 전년 대비 늘었다.
14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023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6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8000명(0.9%)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둔화하다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2867만8000명)와 고용률(63.1%)은 역대 최고를 갱신 중이고, 실업자 수(57만3000명)와 실업률(2.0%)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나 좋았던 지난해 고용상황의 기저효과에 대비해서도 꾸준히 취업자 증가세를 이어가는 건 고용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통계청은 진단했다.
하지만 7월 집중호우로 인해 취업자 증가폭이 감소한 기저효과가 있어 이달 취업자 증가폭이 반등하는 것처럼 보이나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날씨의 영향이 컸던 건설·농림어업 감소폭이 축소했고, 보건복지·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고용 개선 흐름이 지속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6만9000명이 감소해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고, 건설업도 감소폭은 전월(4만3000명)보다 축소했지만 감소세(-1000명)는 이어졌다.
15~29세 청년 취업자도 1년 전보다 10만3000명 감소하며 10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고용률은 47.0%로 전년보다 0.3%포인트(p) 내려가며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현실은 여전했다. 학업이나 취업 준비 등 활동 없이 단순히 쉬고 있는 ‘쉬었음’ 청년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말 그대로 ‘쉰’ 청년은 전년 대비 2만3000명 증가한 4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20대 청년의 ‘쉬었음’ 인구도 전년보다 2만8000명 늘었는데,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구조적으로 시장 자체에서 경력직을 채용하거나, 수시채용을 하게 돼 취업준비를 하면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기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본인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들에 있는 청년층이 ‘쉬었음’ 인구로 가는 게 아닌가 추측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청년의 원활한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도 내년에는 재정지출을 효율화해 청년 일자리에 중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타 연령 대비 청년층 고용 둔화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 들어 ‘쉬었음’ 등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일자리 테스크포스(TF0를 통해 청년층 고용 상황을 지속 점검하면서 관계부처와 함께 청년의 원활한 노동시장 진입 지원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고, 필요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회복 조짐에도 제조업은 작년 기저효과 등에 따라 취업자 수 감소폭이 확대되고, 건설업 고용 부진도 지속돼 이에 대해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