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차전지 소재의 급격한 수출감소로 대구·경북 수출이 크게 부진했으나 내년은 인공지능(AI) 관련 IT산업 성장 등에 힘입어 지역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한국무역협회(무협) 대구경북지역본부는 18일 대구·경북 올해 수출입 평가 및 내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구의 수출은 전년대비 18.2% 감소한 90억 달러로 추정됐다. 2022년 106억 달러, 지난해 110억 달러로 급격한 수출 성장세를 보였으나 대구 수출 100억 달러 시대는 2년만에 막을 내렸다.경북 수출도 전년대비 1.0% 감소한 407억 달러로 지난해 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대구와 경북의 주력 수출상품인 이차전지 소재의 수출 부진에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까지 대구의 이차전지 소재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62.3%, 경북은 34.6% 각각 감소했다.내년에는 AI 관련 산업의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 수출이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는 올해보다 1.1% 증가한 91억 달러, 경북은 2.0% 증가한 415억 달러 수출이 기대된다. 내년도 수출 환경과 관련해 무협 대경본부는 무엇보다 미국 트럼프 집권에 따른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트럼프는 공격적 관세 조치, 대중국 제재 강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조정, 자국중심주의 제조업 강화를 위한 통상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또 기후변화 정책수정(화석연료 에너지 사용)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조정 등의 정책 노선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게다가 트럼프 1기 때 글로벌 보호무역 조치가 늘어났던 전례가 있는 만큼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이나 신재생 에너지 전력망 구축으로 비철금속의 수요와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내년도 유가는 초과공급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더 크고 환율(달러 인덱스)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로 달러 약세가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의 점진적 안정과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로 세계 경제는 3% 초반의 완만한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다만 지정학적 무력 분쟁으로 인한 물류비, 천연가스 상승 등 리스크는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상황이다.내년 가장 주목되는 지역의 수출 품목으로는 IT 관련 산업과 기계를 꼽을 수 있다. AI 온디바이스 본격화 등에 따른 IT 제품 수요로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전방산업과 무선통신기기부품 등 후방산업이 받는 수혜가 기대된다.지난해에 출시된 챗GPT 등 생성형 AI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 AI 가속기 및 서버에 활용되는 고성능 인쇄회로(PCB)의 수출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중동·중남미 등 주요국의 첨단산업 설비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이차전지 제조용 장비, 자동화 기기 등 기계분야에 대한 수요도 지속될 전망이다.반면 지역의 주력 수출품으로 부상한 이차전지 소재(기타정밀화학원료)의 경우 캐즘 및 미국 IRA 보조금 조정가능성 등 내년도 전망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이차전지 소재의 수출 회복 여부가 지역 수출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역에서 대규모 수출에 성공한 냉동 김밥과 같은 식품 및 화장품의 경우 K-컬쳐 붐을 타고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무협 대경본부 권오영 본부장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은 이차전지 소재의 수출 부진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은 미국 트럼프의 공격적인 통상정책 등 여러 불안한 요인이 있지만 지역 수출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무역 현장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조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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