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납품 대가로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의사와 업자 등 49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흥준)는 21일 서울 Q병원 원장 P(42)씨 등 서울, 경기, 부산, 대구, 광주 등지의 의사 9명을 배임수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인 (주)A메디칼 대표 K(55)씨 등 업자 3명을 배임중재와 의료기기법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32개 병원 의사 29명과 의료기기 판매업자 6명 등 3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의료기기업체 직원 2명을 기소중지했다. 적발된 의사들은 2009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A메디칼 측으로부터 "우리 업체가 만든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매출에 따라 매월 정산해 현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인공관절 개수나 척추 관련 의료기기 매출액에 따라 의사 1명당 1200만원에서 최고 12억8000만원까지 모두 78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검찰 수사 결과 A메디칼은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회사 직원들을 대표이사로 등재하고 수십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상품권을 구입,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의사들에게 줄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기기 업체들은 이렇게 만든 자금으로 전국 지사를 통해 매달 납품실적을 계산, 영업직원이 직접 병원을 찾아 의사들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병원에서 받는 월급과 별도로 매달 수백만~수천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의사들은 유흥비나 외제차 구입비, 해외여행 경비 등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료기기를 사용해주고 당연히 받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등 죄의식이 희박한 의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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