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의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으로 폐교가 늘어 가고 있다.
농촌폐교가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동체 장소로 활용되는 경우보다 대부분 외지인을 상대로 매각 또는 임대를 통해 지역주민들과는 전혀 무관한 시설 등 사업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폐교는 사후관리의 소홀로 흉물로 변해 가고 있다.
학교 운동장 주위에 잡초가 무성하고 건물 관리가 허술해 마을경관 훼손은 물론 특히 청소년 탈선장소로 전락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요즘 힘들고 어려운 농업농촌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농촌지역의 학교는 교육공간을 넘어 마을 주민들이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문화공간이자 정서적 공간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학교 운동회가 곧 온 마을의 축제로 이어질 정도로 그리움과 추억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의 폐교를 마을 주민들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유는 폐교가 된 학교 터는 대부분 학교 설립 당시 지역 어린이를 위해 주민들이 기부채납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교가 됐다고 해서 개인에게 매각해 사업 수단으로 활용토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농촌지역의 폐교는 마땅히 지역의 주민들에게 돌려줘 지역 활성화 차원으로 재활용되고 나아가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어 폐교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마을의 구심체를 잃어버린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는 점에서 교육 당국과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 폐교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에 있거나 최적의 생태교육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지역 활성화를 위한 폐교의 활용도를 높여가기란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지역적인 여건을 고려치 않고 새롭게 실시한 일들이 쉽사리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실패로 전락하는 경우 또한 많기 때문이다.
폐교를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마을들의 주된 내용을 살펴보면 그 첫째가 먼저 지역정서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열정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셋째는 지자체 및 지방교육청과 지역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 및 협조와 지속적으로 함께 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폐교를 인수하고, 내부시설을 리모델링해서 생태·전통문화체험장이나 농촌체험학교로 운영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촌관광마을로 자리 잡은 일도 있다.
또 지역사회 노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노인요양원으로 재탄생시켜 농촌노인의 복지에 이바지하거나, 지역주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 농산물 가공공장이나 식품 관련 생산시설로 활용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폐교는 활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훌륭한 지역의 문화·복지·휴양시설이 될 수 있으므로 매각 또는 임대할 때 지역주민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지역주민에게 임대할 때 장기간 무상임대하거나 임대료를 할인해 주는 등의 혜택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폐교가 농촌사회에 활력소 역할은 물론 나아가 농가소득에도 기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추진이 시급히 필요하다.
편집국/지방부
부국장/김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