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프로야구 최고령 신인 사령탑이 된 두산 베어스 송일수(63) 감독이 수비력을 극대화하는 야구로 정상 도전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 감독은 1일 오전 10시 잠실구장 2층 VIP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사령탑으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한국말이 서툰 송 감독은 통역을 대동한 채 30여분 간 질문에 답했다.
송 감독은 가장 먼저 전임 김진욱 감독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올려놓고도 마무리 캠프 기간 중 경질 통보를 받고 팀을 떠났다.
송 감독은 "감독이 바뀌면서 놀라셨을텐데 나도 많이 놀랐다. 김진욱 감독님이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일본 교토 출신인 송 감독은 1969년 일본 긴데쓰 버팔로즈에 입단해 1983년까지 포수로 활약했다. 현역 은퇴 뒤에는 긴데쓰 배터리 코치와 라쿠텐 스카우트를 역임했다.
일본 프로야구에 잔뼈가 굵은 것과는 달리 한국 무대는 생소한 편이다. 1984년부터 3년 간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로 뛴 것과 올해 두산 2군 감독을 맡은 것이 전부일 정도. 1군 사령탑을 맡은 것은 양국 리그 통틀어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송 감독은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 잘 준비해 팀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 1군 감독이 처음이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시작한다. 특별한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2군의 성적이 나빴던 것에 대해서는 "이기는 야구가 아닌 선수 육성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송 감독은 "안타를 맞고, 실수를 해도 괜찮았다. 육성하는 차원에서 선수들을 기용했다"며 "이제는 1군인 만큼 매일매일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 지금까지 했던 야구와는 180도 다른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기존 두산의 팀 컬러인 `허슬`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수비에 중점을 둔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투수력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냈다.
송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야구는 수비력을 강조하고 실점을 줄이는 야구다. 타격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수비력을 강조해 실점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에서는 우리 투수들이 약하다고 하는데 절대 약하지 않다. 올해 좋은 경험도 쌓았다"며 "올해는 투수가 약했던 것이 아니고 타격이 좋았다. 우리 투수들은 약하지 않다.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종욱·손시헌·최준석·김선우·임재철 등 베테랑들이 대거 빠진 자리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베테랑은 언젠간 팀을 떠나기 마련"이라고 운을 뗀 송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이적으로) 1000타석 정도가 비는데 젊은 선수들을 경쟁시키면서 보완하겠다. 앞으로 기대가 큰 부분이다"이라고 전했다. "분위기는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분위기는 스프링캠프나 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 질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롤모델로는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을 꼽았다. "먼저 움직이면서 보여주는 야구를 한다"는 것이 송 감독의 설명이다.
한편 송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에 대해서는 "지금 있는 코치들이 모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직에 대해서는 추후 직접 결정할 계획이다. 추가 트레이드 여부를 대한 질문에는 "트레이드는 감독이 요청하는 것이 아니고 부족한 부분을 구단이 메워주는 것이다. 현장에서 요청하는 것은 아직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