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김동광(60) 감독이 고참 이동준(33)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
삼성은 3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76-8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모비스를 상대로 11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1월14일 경기부터 모두 졌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삼성의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후에 단 한 차례도 모비스에 이기지 못했다. 승리에 대한 의지가 더 컸던 이유다.
김 감독은 경기 후에 "이동준이 오늘같은 집중력으로 경기를 한다면 우리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며 "골밑슛은 다 놓치고, 턴오버는 다 했다. 절대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동준은 23분47초 동안 7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인 14점 5.1리바운드에 한참 못 미쳤다. 단순히 수치적인 기록의 부진은 문제가 아니다.
이동준은 잦은 미스로 흐름을 끊었다. 공격에서는 어이없는 볼 핸들링으로 공을 놓쳤고 쉬운 슛도 놓쳤다. 수비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상대가 공격제한시간에 쫓기는 와중에 팀 반칙임에도 거침없이 반칙을 범해 자유투를 헌납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날 삼성 벤치는 이동준의 플레이마다 반응했다. 김 감독을 비롯해 대부분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웬만하면 특정 선수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고참이 그렇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기를 해선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질책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 줬는데 한 두 선수 때문에 이런 경기가 나와선 안 된다"며 "선수 스스로 느끼고 헤쳐 나가야 한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작은 것 1~2개 때문에 승패가 갈린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이동준은 폭발적인 득점력과 높이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집중력이 약하고, 팀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자유계약(FA)을 앞두고 오리온스에서 삼성으로 이적할 당시에도 그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이유다.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해선 안 된다. 모비스와 우리의 차이라고 본다"며 인터뷰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