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차기 대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본격행보에 나섰다.
문 의원은 이달중 지난 대선을 돌아보고 차기 대선에 대한 구상까지 포함한 책을 출간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등 한동안 벗어나 있었던 현실정치에 다시 참여한다. 안 의원은 최근 신당창당을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독자세력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의원과 안 의원의 행보를 두고 이들이 차기 대선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문 의원과 안 의원이 비슷한 시기에 향후 정치 로드맵을 밝힘에 따라 두 사람간 경쟁구도가 재구축되는 양상이다. 이들간 치열한 경쟁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한동안 현실정치와 떨어져 있던 문 의원은 본격적인 정치적 활동을 위한 준비를 마친 분위기다.
대선 패배후 문 의원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며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부분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 머물며 지냈다.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정책 등을 비판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치적 활동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대선이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문 의원이 정치권에서의 활동 폭을 크게 넓히며 향후 대선을 위한 활동에 돌입한 모양새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을 돌아보는 책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윤호중 의원에게 대변인 역할을 맡기는 등 `문재인식 정치`를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언론과의 접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달 2일에도 출입기자단 만찬을 열고 대선 패배 뒤 1년을 돌아보는 소회와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힌다. 그동안 거절해온 언론 인터뷰도 적극적으로 응할 예정이다.
그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원미사`에 참여하는가 하면 탈원전 정책토론회을 공동주최하는 등 대외활동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문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가깝게는 본격적인 자기 정치의 재개를 알리고 길게는 차기 대선을 향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으로 정치권은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에 있었던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문 의원은 2017년 대선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문 의원은 "(대권도전에) 집착하지는 않겠지만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정권교체 역할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차기 대권 재도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 나도 이에 기여해야 한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저도, 민주당도 준비가 부족했다. 이번에는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정치의 `재편`을 선언하면서다.
안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낡은 틀로는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다"면서 기성정당에 대한 대안세력임을 강조하며 정치권 세력재편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를 위해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 출범을 선언하며 신당창당을 공식화했다.
안철수 신당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정당이 양분해 온 양당제에서 다당제로의 재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 정치권에 싫증을 내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내년 지방선거에 책임있게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선거에서의 바람몰이를 준비중이다. 이는 짧게는 내년 지방선거, 길게는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안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넘어 핵심세력으로 부상하겠다는 의도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의 신당창당 움직임도 결국은 대선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지난 대선에서의 중도사퇴는 안 의원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다.
즉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의 조직과 경험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 의원이 절감했다는 것이다.
정당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을 안 의원으로서는 차기 대선을 위해서라도 신당창당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결국 안 의원의 신당창당은 독자세력화→지방선거→총선→대선으로 가는 발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 의원으로선 기성 정치권을 뛰어넘는 새로운 비전 제시와 간판급 인물 영입을 통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도출은 물론 차기대선에서의 입지를 공고화 할 수 있느냐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
차기 대권을 놓고 벌써부터 야권의 유력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것이 파행을 빚고 있는 정국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