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노보드의 개척자` 김호준(24·CJ제일제당)의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울음의 이유를 "너무 간절하다"고 밝히고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 출전하는 김호준은 28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전지훈련을 마친 뒤 바로 소치로 이동, 올림픽에 참가한다.
김호준의 출국현장에는 약 10대의 방송카메라와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한국 스노보드 개척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김호준의 눈시울이 갑자기 빨개졌다. 1분 가까운 시간 동안 김호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부산스러웠던 인터뷰장이 숙연해졌다.
"(소치올림픽이)정말 간절하다"고 운을 뗀 김호준은 "많은 분들이 와주니 갑자기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이)실감이 났다"며 "갑자기 간절함에 눈물이 나왔다"고 멋쩍게 웃었다.
김호준은 만 20세였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첫 출전했다.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만큼 기대가 컸다. 하지만 과도한 긴장 탓에 실수를 연발했고 26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는 "4년 전 올림픽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때는 진짜 참가에 의미를 뒀다"며 "지금은 `꿈의 무대`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번 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삶이 완전히 바뀔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매일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올림픽 영상을 보면서 꿈꾸고 있다"며 "그 선수들처럼 훌륭한 선수가 돼 멋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최강자 숀 화이트(28·미국)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기술적인 것은 별 차이가 없다"며 "점프의 높이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점프의 높이가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스노보드 국가대표팀 김수철 코치 역시 "(호준이가)기술이 부족한 것은 전혀 아니다. 기술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점프에서만 좋은 성적을 낸다면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치에서 결선 진출에 성공한다면 평창에서는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호준의 소치올림픽 목표는 결선(16위)에 오르는 것이다. 기세를 몰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최종목표다.
그는 "사실 스노보드는 부상이 많은 종목이라 훈련을 하면서 무서운 부분이 많다"며 "무서움을 이겨내고 열심히 훈련한 만큼 소치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김호준과 함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 출전하는 이광기(21·단국대)는 "첫 올림픽이라 즐겁다. 떨리는 것은 전혀 없다"며 "(김)호준 형 따라서 잘 하고 오겠다"고 당차게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