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상화에게는 그 누구도 적수가 되지 못했다. 또한 그의 열정은 너무나 아름답고 빛났다. 이상화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74초70`이란 경이적인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빙속 여제`로 우뚝 섰다. 12년 만의 올림픽 기록 경신, 남녀 통틀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이상화의 금메달이 더 값진 것은 시련을 이겨 내고 이룬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왼쪽 무릎은 너무나 고된 훈련으로 물이 고여 있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다리는 혈관이 피부밖으로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로 고통을 겪고 있는 악조건하에 이룬 걊진 결과다.
이같은 상황에도 이상화는 이 모든 것을 이겨 냈다. 그런가하면 메달 가뭄에 허덕이던 우리 대표단과 고국에 금빛 승전보를 안겨 주었다. 시상대에선 그의 눈은 유달리 빛났다. 고인 눈물 때문일까. 그가 목에 건 금메달에는 아름다운 도전정신이 새겨져 있다. `또다시 나에게 찾아온 결전의 날. 반갑다. 또 도전할께. 잘 해보자!` 경기 이틀 전 그가 트위터에 올린 글에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결연함과 함께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묻어 나있다.
그의 금메달에 우리 모두가 박수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로 제갈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청년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도전정신이기도 하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이상화의 금메달에 못지않은 선수들의 도전과 열정이 빛나고 있다. 전국에 걸쳐 등록 선수가 600여 명에 불과한 여자 컬링 대표팀은 올림픽 첫 출전에서 강적 일본 대표팀을 제압하고 승전보를 모국에 알려왔다. 모굴 스키, 루지, 하프파이프 등 종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
선수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의 모습도 한층 성숙해졌다. 승부를 벗어나 마음껏 경쟁을 즐기며 올림픽을 `축제`로 즐기는 젊은 선수들과, 순위에 상관없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에게서 희망을 엿볼수가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우리의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진정한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보는 기분좋은 새 아침의 승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