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조상들은 옛부터 달(月)을 `음`의 상징으로 여성을 나타낸다고 여겼다고 한다. 즉 달은 만물을 낳는 힘을 가진 상징으로 곧 풍요로움을 뜻한다고 여겼다. 농경사회를 기본으로 살아왔던 우리조상들에게는 풍요로움을 뜻하는 정월보름달은 매우 중요한 기일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새해 첫번째 보름달은 농사의 시작일로서 매우 중요한 명절로 여겼다. 설날이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이었다면 정월대보름은 마을사람들과 함깨하는 명절로 이어져 왔다. 우리의 아름다운 세시풍습의 하나로 전해 내려오는 정월대보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 편집자 주 -14일은 일 년 열두 달 가운데 달이 가장 밝다는 정월 대보름(음력 1월15일)이다. 예로부터 ‘정월이 좋아야만 일 년 열두 달이 좋다’는 믿음에서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다양한 세시행사가 정월에 행해졌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달을 여신이나 대지의 신으로 생각해 정월 대보름을 매우 뜻깊은 날로 여겼다. 이날에는 마을 제사, 지신밟기 등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공동체 의례와 보름 고사, 다리밟기 등 가족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다양한 세시 의례가 행해져 내려왔다.
또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물면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고 찬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식만을 듣는다는 소박한 믿음이 있었다. ‘오곡밥’을 나누어 먹는 풍속도 있고 ‘묵은 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속신도 있다. 복을 먹는다는 의미로 ‘복쌈’을 싸서 먹기도 한다. 대보름인 음력 정월 보름은 상원(上元)을 일컬으며 중원(7월 보름), 하원(10월 보름) 등 삼원 가운데 으뜸이다. 농사를 짓던 우리나라에서 선조들은 1년 중 첫 보름달을 보며 풍년이 들기를 기원했다. 그래서 대보름의 음식과 민속놀이는 농경적이고 풍요를 기원하는 바람이 강하게 들어있다.
◇대보름 전통행사 `풍성` 대보름이 지나면 녹기 시작하는 땅에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했다. 정월대보름은 긴긴 겨울 휴식의 끝맺음이었고, 새봄을 여는 출발점이었다. 일 년 중 가장 큰 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등의 다채로운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 문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대보름이 되면 임금님을 비롯한 왕가가 거처하는 운현궁에서도 윷놀이·부럼깨기 등 민속놀이와 강강술래, 풍물패 공연, 신년 재수굿 등의 행사가 펼쳐졌다고 기록돼 있디. 또 이날 전국의 전통 한옥마을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가 펼치는 농악놀이와 지신밟기와 판굿이 펼쳐지고 그밖의 전시회, 귀밝이술 시음행사 등도 진행된다. 또 전통놀이마당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풍물놀이, 민요 공연을 즐기며 다리밟기, 달집태우기 등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밖에 각 지역 풍물패의 공연 및 제기차기, 팽이치기, 소원풍선 날리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되며 소망기원 달집태우기 행사도 이때 펼쳐진다. 한편 대보름 전날도 다양한 전통 문화 행사가 열리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마다 근린공원에서는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대보름 맞이 민속 한마당이, 쥐불놀이 행사를 연다.
◇대보름의 세시풍속 보름달은 어둠을 몰아내는 밝음으로 받들어져 왔다. 선조들은 새해의 가득 찬 달을 먼저 맞이하기 위해 초저녁부터 횃불을 들고 앞 다퉈 동산에 올라 보름달이 솟아오르기를 기다렸고, 보름달이 솟아오르면 달을 보며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도 올렸다. 대나무와 지푸라기를 이용해 달집을 만들어 일시에 불을 놓아 훨훨 타오르는 달집을 보며 액운을 태워버리고 소망을 비는 `달집태우기` 형태로 이어졌다. `줄 당기기`는 큰 줄을 한 가닥으로 해 다시 여러 가닥으로 꼬아 굵은 줄을 만들고, 줄에는 손잡이 줄을 무수히 매단 다음 한 고을이나 촌락이 동과 서 두 패로 나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을사람이 모두 참가해 줄을 서로 당겨서 자기 편 쪽으로 끌어오는 놀이이다. 이긴 쪽은 그 해 풍작이 된다고 믿어왔다. `쥐불놀이`는 대보름날 마을마다 청소년들이 자기네 마을에 있는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불을 놓아 잡초를 태워 쥐를 잡고 마른 풀에 붙은 해충을 죽이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복토훔치기`는 부잣집의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복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이외에도 `용알뜨기`, `다리밟기`, `사발점`, `나무그림자점` 등의 풍속이 있다. ◇대보름 음식과 유래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절기인 정월 대보름엔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오곡밥과 나물, 부럼 등을 먹으며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대보름 음식으로는 오곡밥을 비롯해 묵은 나물, 귀밝이술, 복쌈, 부럼 등이 있다. 오곡밥은 약식 찹쌀, 차수수, 팥, 차조, 콩 등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이다. 이는 새해에도 모든 곡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있으며 특히 대보름날 다른 성(姓)을 가진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아진다고 해 여러 집의 오곡밥을 서로 나눠 먹기도 했다. 복쌈은 참취나물, 배추잎,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 것이다. 이 복쌈을 여러 개 만들어 그릇에 볏단 쌓듯이 높이 쌓아서 성주신에게 올린 다음 먹으면 풍년이 온다고 했다. 부럼은 동국세시기에 상원 이른 새벽에 날밤, 호두, 은행, 무 등을 깨물며 1년 12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축수한다는 기록에서 유래한다. 묵은 나물은 호박고지, 박고지, 가지, 각종 마른 버섯, 고사리, 고비, 시래기 등 갖은 나물을 말려 뒀다가 정월대보름날 나물로 무쳐 먹는 것을 말하며 이것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 내려온다. 귀밝이술(耳明酒)은 동국세시기에 "보름날 한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는 기록에서 유래했다. 찬술을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1년 동안 귓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여겼다. ▲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해먹는 풍습이 있다. 부럼 깨물기와 귀밝이술 마시기 풍습은 지금도 행해지는 지역이 많다. 밤이나 땅콩, 호두, 잣 등 견과류를 깨무는 부럼 깨물기는 1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져서 건강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여겨져 행해온 풍습이다. 귀밝이 술은 새벽에 맑은 술을 마시는 것으로 귀밝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눈이 잘 보인다고 믿었다고 한다. 정월대보름때는 특별히 정성을 들여 오곡밥과 나물을 해먹는 풍습이 있다. 오곡밥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찹쌀과 멥쌀·조·수수·보리·팥·콩 등 여러 곡물을 넣어 지은 오곡밥과 고사리, 시래기, 호박고지, 취나물 등 묵은 나물을 곁들여 먹는다.
▲ 가을내내 말려두었던 나물을 먹는 풍습도 있다 오곡밥과 정월대보름 나물에는 농경 사회의 특징이 담져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경중심 사회에서 설날에서부터 열닷새를 지내는 정월대보름은 농가에서 가장 큰 명절로 전해내려왔다. 설날과 정월대보름을 지낸 후에는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사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종할 씨앗을 골라내는 일. 오곡밥은 이 파종할 씨앗을 골라내고 남은 잡곡을 한데 모아 밥을 지은 것에서 전해내려온다고 알려져 있다. 나물을 해 먹는 풍습 또한 마찬가지. 원래 정월대보름 나물은 아홉가지의 나물을 해먹었다고 전해진다. 겨우내 보관했던 말린 나물을 정월대보름 때 모두 꺼내 해먹으면서 잃어버렸던 입맛도 찾고 원기도 회복했던 것. 옛 풍습이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정월대보름의 음식은 여전히 전해지면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물을 워낙 좋아해서 가을에 하나씩 말려둔 묵나물, 특별할 것 없이 평소에 먹던 것이지만 가짓수를 조금 더해서 정월대보름 나물 만들어 함께 나눠 먹었더, * 나물 무치기 * 말려둔 나물은 맛과 삶는 정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 1. 전날 미리 물에 불려두면 다음날 삶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2. 집에서 삶아서 건조한 나물이라면 끓는물에 5분정도 약불로 삶고 불을 끄고 그 물에 잠시 담가두는 정도면 충분하다. 단, 시래기 나물은 시간을 조금 더 잡고 호박나물은 삶지 않고 물에 불리기만 한다. 3. 삶은 나물은 물기를 살짝만 짜서 냄비에 넣고 5분정도 볶는다.양념은 나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단 들기름, 파, 마늘을 기본으로 하고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하거나 고추장을 조금씩(반숟갈) 넣어도 맛있다. * 강강수월래달 밝은 밤에 여자들이 모여 손에 손을 잡고 동그라미를 만들며 달밤을 수놓는다. 여러 사람 중에 목청이 빼어난 사람이 강강술래 앞부분을 메기면 다같이 강강술래 뒷부분을 부르며 춤을 추는데 흥겨움에 발이 저저로 옮겨진다. 원으로 둥글게 서서 서로 손을 잡고 오른쪽으로 돌기도 하고 왼쪽으로 돌기도 하면서 춤을 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자태가 아름답다. 흥이 난 여인네들은 갖가지 모양을 만들며 한껏 멋을 부리며, 휘영청 밝은 달빛이 여인들이 고운 얼굴에 흥겨움을 가득 채워준다. 남해안 일대에 전승되어 오는 민속놀이로 주로 정원 대보름이나 팔월 한가위에 여성들이 노는 놀이로 여성놀이 중 가장 정서적이며 율동적인 놀이다. 고대 부족사회의 공동축제 등과 같은 모임 때 서로 손과 손을 맞잡고 뛰어 놀던 단순한 형태의 춤이 강강술래의 기원으로 추측된다.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손을 맞잡고 둥근 원을 지어 무리를 이룬다. 이들 중에서 목청이 빼어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은 뒷소리를 받으면서 춤을 춘다.
* 귀밝이 술 예부터 우리조상들은 음력 정월대보름 아침에 데우지 않은 찬 술을 나누어 마셨는데 이를 `귀밝이술`이라고 불렀다."이명주(耳明酒)" 라고도 하는데, 이외 이름 외에 명이주(明耳酒), 총이주(聰耳酒), 치롱주(治聾酒), 청이주(聽耳酒)라고도 한다.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귓병이 생기지 않으며, 한 해 동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해서 마셨으며, 어른 말씀을 잘 들으라는 뜻에서 아이들에게 먼저 마시게도 하는데, 맑은 술일수록 귀가 더 밝아진다고 했다. 주로 막걸리와 같은 탁주보다는 청주와 같은 맑은 술을 마시는데 각 가정에 따라 술의 종류는 다양했다. 또한 `귀밝이술`을 마신 뒤에는 엿을 먹는데, 깨뜨려서 먹는 것이 아니라 늘려서 먹기도 했다.* 부스럼깨기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齒]를 튼튼하게 하는 뜻으로 날밤·호두·은행·잣 등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 다른 말로 ‘부스럼(또는 부럼)깨물기’라고도 하고 ‘부럼먹는다’고도 한다. 또한 견과류를 일반적으로 ‘부럼’ 또는 ‘부름’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부럼의 한자 표기는 다양하다. 『경도잡지(京都雜志)』,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도애시집(陶厓詩集)』 중 ‘도하세시기속시(都下歲時紀俗詩)’에 작절(嚼癤)·고치지방(固齒之方)과 같은 용어가 보이고, 『담정유고』에는 이와 비슷한 뜻의 ‘양뇌아(養牢牙)’라는 말이 있으며, 『세시풍요(歲時風謠)』에서는 ‘작옹(嚼癰)’이라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종과(腫果)·소종과(消腫果)라고 부르기도 했고,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교창과(咬瘡果)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지방풍습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날(음력 14일)은 지역에 따라 `소보름` 또는 `작은보름`이라고 해서 저녁으로 오곡밥과 나물을 먹는 날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시래기와 취나물 등 각종 말린 나물은 겨울철 부족할 수 있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를 잘 못 조리할 경우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말린 나물은 건조와 유통 과정에서 대장균 등 미생물에 오염될 수 있어 물로 충분히 씻고, 불리고, 삶고, 헹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삶거나 데친 나물을 구입했어도 3회 이상 씻거나 살짝 데친 후 조리해야 대장균 등 미생물을 없앨 수 있다.본격 조리과정에서는 수분을 많이 함유한 나물 특성상 소금이나 간장 등 조미료를 많이 쓰게 되는 데 이는 음식에 나트륨 함량을 높일 수 있어 들깨가루나 멸치·다시마 육수를 사용하면 영양 가치를 높일 수 있다.대표적인 시래기의 경우 찬물에 여러 번 헹궈 물기를 짜고 5~6cm 길이로 썬 후 냄비에 들기름을 둘러 센 불에서 볶는다. 다진 파와 마늘을 넣고 불을 줄여 부드럽게 볶다가 양념한 멸치·다시마 육수물을 자작하게 붓고 뚜껑을 덮어 뜸을 들이면 시래기나물이 완성된다.취나물과 고사리, 호박고지, 가지, 토란대 등도 같은 방식으로 조리하면 나트륨 함량을 줄여 조리할 수 있다.대보름에 즐겨먹는 말린 나물은 칼륨과 비타민C, 칼슘, 철 등 풍부하고, 생채 나물은 수용성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체내 나트륨 배설을 촉진시키는 해조류도 대보름 각종 나물과 함께 준비하는 것도 건강을 챙기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