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린 동계올림픽인 2014소치동계올림픽은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으나 `성공적`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제22회 동계올림픽인 이번 대회는 지난 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 개막해 17일 동안 열전을 펼친 후 24일 오전 1시14분 막을 내린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300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참가해 4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겨뤘다. 러시아가 무려 5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준비한 올림픽이지만 `성공적 개최`에는 적잖은 우려가 있었다. 일단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소치올림픽 개막을 불과 한 달 정도 앞둔 지난해 12월말 러시아 남부도시 볼고그라드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소치 현지의 안전 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자살 폭탄 테러단인 `검은 과부`가 소치에 잠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올림픽 직전까지 손님맞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개막 직전까지 미디어 숙소 일부가 공사를 끝마치지 못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전 세계의 조롱을 받은 `쌍둥이 화장실`도 있었다. 개회식에서 눈꽃 5개가 오륜기 모양으로 변해가던 중 오른쪽 끝의 눈꽃이 원으로 펴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조짐`이 아니냐는 조롱도 나왔다. 걱정 속에서 개최된 소치올림픽은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보였다. 짙은 안개로 바이애슬론과 스노보드 일부 경기가 연기된 것을 제외하고는 운영에 큰 문제가 있는 경기는 눈에 띄지 않았다. 흑해 근처에 위치한 소치는 날이 따뜻해 설상 경기 진행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하늘이 도왔는지 개회 직전 눈이 펑펑 쏟아져 운영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빙상 경기의 대부분도 큰 문제 없이 진행이 이뤄졌다. 대회 직전 쇼트트랙과 피겨가 열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개최된 아들레르 아레나의 빙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개선됐다. 우려와는 달리 테러 같은 큰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소치올림픽의 안전 개최를 위해 4만명의 병력을 투입하는 등 적잖게 노력했다. 보안 검색은 철저한 편이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군인들이 대형견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점검했다. 미군도 보안을 돕는 모습이었다. 교통시스템은 소치올림픽의 자랑거리 중 한 가지였다. 20여개의 버스 노선이 설치돼 올림픽 관련 시설 어디든지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빙상경기장이 모여 있는 해안 클러스터는 메인미디어센터(MMC)를 중심으로 버스노선이 운행됐고, 산악 클러스터는 고르키미디어센터(GMC)가 거점이 됐다. 해안 클러스터에서 산악 클러스터까지는 버스로 1시간 정도면 이동이 가능했으며 기차를 탈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큰 문제없이 개최된 소치올림픽이지만 숙박 시설에 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미디어 숙소에 문제가 있었다. 올림픽은 1만명이 넘는 취재진이 찾는 행사인 만큼 취재진도 중요한 클라이언트다. 대회 초반 미디어 관계자들은 숙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제 막 공사를 마쳐 화장실이 더러운 채로 있는가 하면, 온수 또는 냉수만 나와 불편함을 겪는 이도 있었다. 한 번은 한국 취재진이 많이 묵고 있는 숙소에서 새벽에 화재경보기가 울려 몇몇 기자들이 잠옷만 입은 채로 뛰어나와야 했다. 숙박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1명이 묵는 방이 2명이 묵는 방보다 큰 경우도 있었다. 숙소 배정이 `복불복`이었던 셈이다. 이후에는 전산 시스템에 오류가 났다면서 묵고 있는 방과 이름을 적어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메인프레스센터(MPC) 옆 쪽에 위치한 숙박시설에는 대회 폐막 며칠 전에야 `튤립 인(Tulip Inn)`이라는 간판이 달리는 등 대회 도중 숙소가 제 모습을 찾는 듯 했다. 통신시설 또한 아쉬운 부분이었다. 경기장이나 숙소, 심지어 MPC에서도 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이 적잖았다. 미디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가 있었지만 어떤 경기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돈을 주고 구입한 인터넷도 빠른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먹을거리 또한 비싼 가격에 비해 질이 다소 떨어져 불만을 자아냈다. `동계올림픽의 꽃` 중 한 가지로 꼽히는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이 전 세계적인 `편파 판정` 논란에 휘말린 것 또한 소치올림픽의 오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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