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수들을 만난 덕분에 오늘의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진(53) 감독이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 감독이 이끄는 LG는 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95-85로 이겼다. 팀 최다인 13연승을 달린 LG는 공동 선두였던 울산 모비스(이상 40승14패)를 공방율(LG +9)에서 따돌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지난 1997~1998시즌 프로무대에 입성한 LG는 창단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하는 감격을 누렸다. 준우승 4회(1997~1998·2000~2001·2002~2003·2006~2007시즌) 끝에 거둔 값진 결과다. 김 감독은 "경기 전엔 괜찮았는데 막상 우승을 하고 나니 벅찬 기분이 든다. LG의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뜻 깊은 기록을 나와 선수들이 함께 세우게 돼 기쁘다"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항상 뒤에서 응원해준 LG팬들에게 감사하다. 오늘에서야 미안하다는 말 대신 감사하다고 인사할 수 있게 됐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시즌 시작 전 문태종(39)·김시래(25)·김종규(23)·데이본 제퍼슨(28)·크리스 메시(38) 등을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오른 LG였지만 불안 요소는 있었다. 팀을 리빌딩하다보니 선수들이 어렸고, 호흡을 맞출 시간도 충분치 않았다. 김 감독은 "우승 가능성은 있었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팀워크를 유지해갈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런 부분들을 완벽히 불식시키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 우승도 기쁘지만 선수들이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 더 의미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좋은 선수들을 만난 덕분에 오늘의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농구는 팀 운동이다. 여러 요소가 있지만 자신 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과 개개인 간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우리 선수들은 정말 최고다.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이 진심으로 동료를 응원하고 끌어안는 모습을 볼 때면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선수들을 통해 이번 시즌 팀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선수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팀` LG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모비스·서울 SK등과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벌이며 숱한 고비를 넘겼다. 김 감독은 "라운드 별로 위기가 있었다. 특히 1·2라운드 때는 제퍼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크게 당황했다. 다행히 메시가 2라운드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팀을 살렸다. 모두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경기 기복이 심한 약점이 있는데 문태종이 그런 부분을 잘 잡아줬다.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을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좋아진 LG는 13연승과 함께 정규리그를 마쳤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는 모비스와 SK를 쫓아가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하며 선수들이 위기관리 능력을 갖게 됐고, 자신감도 많이 상승했다. 1~3라운드를 거치며 겪은 시행착오들이 후반기에 큰 도움이 됐다"며 "시즌 막판 우승 찬스가 한 번은 더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체 요원들도 제 몫을 다 해주며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우리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고양 오리온스(당시 대구 오리온스) 사령탑이었던 2002~2003시즌 이후 11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 감독이다.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한때 자만했던 시기가 있었다. 부족한 점들을 깨닫고 많은 공부를 하는 와중에 LG가 내게 기회를 줬다. 덕분에 이렇게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됐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 항상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는 정규리그 4·5위인 인천 전자랜드와 KT 간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KT·인천 전자랜드와 같은 조에 속하게 됐다. 양팀 다 굉장히 껄끄러운 상대다"며 "잠시 쉬는 동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간의 매치업·수비적인 면에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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