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사고가 줄을 잇고 있어 국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간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가 추돌, 승객 240여 명이 다쳤다. 다행히 급제동을 해 시속 15㎞ 속도로 추돌했지 평소처럼 시속 60~70㎞로 무턱대고 달렸더라면 대형 사고가 날 뻔했다. 사고 원인은 8년여 신·구 관제시스템을 섞어 쓴 데 따른 시스템 오류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신·구 시스템을 오래도록 혼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없다고 하니 서울 지하철은 사고를 향해 계속 달려온 셈이라고 하겠다. 지난 5일 대구 앞산 케이블카 사고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당일 케이블카가 4차례나 롤러코스터처럼 미끄러져 내렸으나 무슨 배짱인지 같은 사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10명이 넘어져 다친 뒤 운행을 정지했다. 지난 2일 140여 명을 태운 거제 유람선이 기관 고장으로 해상에서 멈춰서고, 390여 명을 태운 독도 여객선이 동해 망망대해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킨 사고도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 뒤 여객선 긴급 안전점검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충대충`과 `눈 가리고 아웅` 식이 곳곳에서 염치없이 판을 치고 있다. 휴일 경기도의 산재병원과 서울의 대형 식당에서 불이 나 수백 명이 대피하는 공포의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의 경우, 며칠 전 개장한 동물원 더파크에서 산양 3마리가 탈출했고, 화명생태공원에서는 미끄럼틀이 뒤집어져 어린이 등 9명이 다쳤다. 재앙은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화불단행(禍不單行)`의 교훈이 무서울 따름이다. 세월호의 비극적인 참사를 마땅히 한국 사회 안전불감증의 적폐가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경고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관피아와 민간 기업의 유착 고리를 끊고, 개발연대의 허술한 안전시스템을 보강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안전은 절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