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며 걱정하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세월호 참사 20일을 넘기면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한 잠수사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또 격무로 한 해경이 사경을 헤맨다는 뉴스가 모두를 안타깝게 한다. 숨진 잠수사는 기존의 잠수사들의 피로도가 심해지자 추가로 투입된 민간잠수사로, 잠수한 지 5분만에 호흡이 가빠지고 통신이 안돼 물 밖으로 끌어올려졌지만 끝내 세상을 등졌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희생이 아닐 수 없다. 그는 경력 30년이 넘은 베테랑 잠수사였다고 한다. 그가 사고를 당하게 된 건 헬멧에 연결된 생명줄과 같은 호스와 다른 로프가 꼬이면서 빚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인은 단순해 보이지만 물속에서 처하게 되는 잠수사들의 환경은 이토록 위험하다. 시계는 길어야 50㎝정도밖에 안 되고 거센 조류가 가하는 압력은 태풍이 몰고온 바람을 그대로 맞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런 조류에 유도줄을 놓치기라도 하면 그대로 떠내려가게 된다고 한다. 오랜 경력과 체력으로 단련됐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작업인 것이다. 또 유도줄에 호스가 꼬이거나 선박 구조물에 꺾이게 되면 이번처럼 참변을 당할 수도 있다. 이번 참사로 자세하게 알려진 잠수병도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몸속에서 팽창된 질소가 기포 형태로 되면서 뇌혈관을 막는 `기뇌증` 증상이 CT 촬영에서 포착된다고 한다. 우리는 4년 전 천안함 폭침 사태에서 故 한주호 준위를 잃은 기억이 있는데, 비슷한 케이스로 한 잠수사를 떠나보내야 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실종자 수색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잠수사들이 누적된 피로로 한계상황에 처했다는 소식에 진작 걱정이 커지던 터였다. 잠수병 증세로만 치료를 받은 잠수사가 20명 가까이나 되고 탈진·두통·신체마비 등을 호소하는 잠수사들은 일일이 세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한다. 이런데도 바지선에는 감압 챔버 하나 없고, 민간잠수사들은 잘 곳이 없어 아무렇게나 눈을 붙이고 식사도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래서야 어떻게 실종자 수색을 제대로 하겠나. 정부는 뒤늦게 바지선에 의료진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