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성 / 뉴시스 국제부기자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과 불안 속에 빠져 있다. 우리는 동화 속 세계 같은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지만 현실은 사고와 사건으로 잔인할 뿐이다. 지구상에 테러 안전지대를 찾기 힘든 현실에서 한국은 사고뿐 아니라 테러와 같은 잔인한 범죄에도 무방비 상태라는 사실이 우려스럽다.미 국무부의 `2013년도 테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적으로 테러 공격 횟수와 이로 인한 희생자 수가 2012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중동 중심으로 일어났던 테러는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안전과민증으로 인한 과도한 우려일 수도 있지만 인파가 북적이는 명동거리를 걷다 보면 테러 발생이 가져올 끔찍한 결과에 대한 불안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 등 많은 인파가 몰린 명동에서 방범순찰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대규모 인파를 노린 테러가 부를 결과는 비참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서는 러시아 체첸공화국에서 온 이민가정 출신 형제가 압력솥을 이용해 만든 사제폭탄을 터뜨려 3명의 사망자와 26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최근 테러로 비상인 중국에서도 지난 3월 쿤밍 기차역에서 일어난 무차별 칼부림 테러로 29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이 부상했다.위구르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소수 위구르족의 테러가 잇따르자 중국 정부는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 중심가에서 경찰이 총기를 휴대한 채 거리 순찰에 나서고 24시간 가동되는 테러 대응 비상체제를 도입하는 등 폭력 사태 발생 예방 노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등 외국의 잠재적 테러 세력이 관광객을 위장해 입국, 테러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세월호 사고와 지하철 추돌 사고는 국민의 안전불감증과 함께 한국 당국의 형편 없는 대응 능력도 드러냈다. 이런 사고에도 대응 못하는데 테러 발생에는 더욱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파악한 외국 테러 세력들은 한국을 만만한 테러 대상 지역으로 간주할지도 모른다.그렇지 않아도 외국의 테러 단체들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경고한 바 있다. 외국에서 끔찍한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테러에 무방비한 한국에서 테러 발생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때만 주목받았을 뿐 폭력 사태에 대한 대처 능력 강화는 이뤄지지 않았다.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을 넘어 2020년 2000만 명 유치를 목표를 하는 관광 당국은 관광객 유치와 서비스 품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에게 최고, 최우선의 서비스는 다름 아닌 `생명 안전`의 보장이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의 테러 발생을 막기 위해 이들 지역의 치안을 강화해 테러·폭력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양간은 소를 잃기 전에 고쳐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