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브라질월드컵이 `가장 준비가 안 된 국제대회`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브라질월드컵은 다음달 13일 오전 5시(현지시간 12일 오후 5시) 개막한다. 총 12개 도시의 경기장에서 대회가 진행된다. 개막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대회 기반 시설은 여전히 완공이 안 됐다.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판이다. 이번 대회는 브라질 전국 12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하지만 개막전이 펼쳐질 상파울루 아레나를 비롯해 판타날 아레나·아레나 다 바이샤다 등에서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물 골격은 완성됐지만 전기 배선 및 통신·조명 시설 등이 준비되지 않았다. 마무리 작업을 서두르다 보니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과 러시아 간의 경기가 열릴 브라질 쿠이아바 시 판타날 아레나에서는 전기 장치를 손보던 30대 노동자가 감전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로써 브라질월드컵 경기장 건설 중 사망한 노동자는 총 9명이 됐다. 앞서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4명·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3명·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국립경기장에서 1명이 숨졌다.아레나 다 바이샤다 외벽에는 6층짜리 건물이 골조만 갖춘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이 건물은 미디어센터로 쓰일 예정이었지만 완공일이 늦춰지면서 아예 공사 진행을 포기했다. 상파울루의 국내선 공항과 도시 남부를 잇는 모노레일은 월드컵 개막 전에 개통 계획이었지만 빨라야 2015년에나 완공될 판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25개 항공 노선을 운항하겠다는 계획도 8개로 대폭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브라질의 월드컵 운영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제롬 발케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 "브라질은 월드컵을 치를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아마도 인프라 공사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이미 브라질의 월드컵 준비 상황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9일 "브라질 당국자들이 일부 월드컵 시설의 완공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현지 분위기도 좋지 않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월드컵 개최 준비로 교통·의료·교육 등의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상파울루에서는 1500명이 모여 월드컵 반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1월에는 브라질 내 30여 개 도시에서 동시에 월드컵 반대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최근 상파울루에서는 빈민단체와 농민단체가 월드컵 반대 시위를 벌이며 경기장 건설에 참여한 3개 업체 건물을 일시 점거했다. 과격시위를 주도하는 `블랙 블록`이라는 단체는 월드컵 기간 중 외국 대표팀이 거주하는 호텔과 버스 등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며 브라질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는 폭력을 막기 위해 약 1만 명의 군 병력 투입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뜨거운 월드컵 열기에 브라질 내 교통·숙박 대란도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 내 공항들은 포화 상태다. 브라질 정부는 공항 터미널 민영화를 통해 인프라 확충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숙박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호텔 전문 포털 ‘트리바고’에 따르면 브라질월드컵 개막 후인 6월13일 브라질 중남부 도시 쿠이아바의 호텔 일반실 최고가격은 무려 810달러(약 84만원)라고 전했다.브라질관광청은 월드컵 기간에 1박 평균 숙박료는 475달러(약 50만원)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다른 성수기 숙박비의 두 배를 넘는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