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 사는 임산부 안모(36)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임산부들끼리 모임을 가지면서 그동안 남편과는 느껴보지 못했던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서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는데, 일부 산모들과는 특히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임신 후 극도로 심한 피부 간지러움을 공통적으로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병상련의 가려움증을 겪고 있는 그녀들은 새로운 의학 정보를 나누기도 하는데, 대체적인 의견은 웬만한 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씨의 경우처럼 예비 산모들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의 가장 흔한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참을 수 없는 간지러움(임신성소양증)`에 대한 것이다. 이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임산부들이 모이면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몸에서 태아의 성장을 돕기 위한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게 된다. 특히 피부 트러블이 흔하게 일어나는데, 심한 경우 색소 침착이 진행되어 출산 후에도 어두운 피부색이 남아있게 된다.이 같은 증상은 피부가 갑자기 간지럽기 시작해 본인도 모르게 긁기 시작하면 두드러기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피부색이 변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이 바로 ‘임신소양증’이다. 그러나 약물치료가 조심스러운 임산부이기 때문에 대부분 `아기를 위해서` 가려움을 참고 견디게 된다. 그렇다면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이 임신소양증에 대처하는 적절한 방법일까.이 같은 물음에 대해 한국한의원 김기범 원장은 20일 “임신소양증을 방치하게 되면 극심한 간지러움에 따른 스트레스와 수면부족으로 임산부는 물론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임산부 체질을 분석해 증상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소양증 치료는 일반적인 피부과에서는 보통 연고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 복용은 산모들이 태아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염려로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은 피부증상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힐 뿐 완벽하게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의원 측은 말한다. 한방에서는 체내의 혈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혈허(血虛)’를 임신소양증이 나타나는 근본원인으로 보고, 혈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보혈(補血)’을 통해 임신소양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고 있다.산모가 앓고 있는 피부질환이 임신소양증으로 판명이 되면 체질진단 및 검사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는 약진을 통한 체형진단으로 정확한 체질을 판별하게 된다.임신소양증의 치료는 산모 몸속의 문제를 치료하는 동시에 직접적인 고통을 안겨주는 피부증상을 가라앉히는 한약치료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때 실시하는 치료가 풍열제거에 보조적 역할을 하는 체질 침 치료법이다.이 치료법은 진료 과정에서 확인된 산모의 체질을 바탕으로 태아에 안전한 치료 방법이라고 한의원 측은 설명했다.김 원장은 “임신기간 중 일어나는 다양한 신체의 변화는 임산부 본인의 정서적 안정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태아의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 방식의 선택과 상태를 호전시키려는 환자 본인의 적극적인 자세가 건강한 출산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