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검사(유전자 다형성 분석)를 통해 간암환자의 남은 수명을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울산대학교병원 및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조홍래) 소화기내과 박능화·신정우 교수팀은 만성 B형간염에 의한 간암 환자 1559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단일 염기 다형성 분석)을 시행한 결과, 말단소립(텔로미어)에 관련된 유전자가 간암의 발생 및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단일 염기 다형성이란 특정 유전자 DNA의 염기서열에서 염기 하나가 다른 하나와 서로 자리가 바뀌는 것으로 이러한 작은 유전자 변이에서 개인차가 발생한다.말단소립(텔로미어)은 세포시계의 역할을 담당하는 DNA의 조각들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져 세포는 점차 노화돼 죽는다. 그러나 암세포에선 텔로머라제라는 효소가 활성화돼 암세포가 죽지 않아 암을 치료하는데 장애 요소로 지적돼 왔다. 박능화·신정우 연구팀은 말단소립과 관련된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여러 개의 유전자 다형성이 만성 B형간염에 의한 간암의 발생 및 진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환자가 몸 속에 이들 유전자를 갖고 있거나 각각의 유전자 활동량이 많으면 그만큼 암 발생 및 재발가능성이 높고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같은 사실은 함께 연구에 참여했던 서울아산병원 정영화 교수팀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울산대학교병원 생의과학연구소 박능화 소장은 “말단소립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단일 염기 다형성 중 위험도가 높은 염기 다형성이 많을수록 생존기간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로 만성 B형 간염 관련 간세포암종 환자에 대한 수술 후 재발 및 생존기간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DNA가 규명된 만큼 연구팀의 간암 환자의 생명 연장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된다.이번 연구결과는 ‘말단소립 유지 유전자의 염기 다형성이 한국인 만성 B형 간염 관련 간세포암종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세계적인 권위지인 ‘간장학 (Hepatology)’ 5월호에 실렸다.한편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울산대병원은 2007년 생의과학연구소 중점연구소 지정된 이후 다양한 암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