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와 관련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 후임에 안대희 전 대법관이 내정됐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로 물의를 빚었던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대대적인 국정쇄신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교육부 등 문제가 드러난 장관들도 조속히 교체하여 국정을 안정시키고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이다. 안대희 내정자는 `청렴`과 `강직` 이미지가 돋보이는 인물이다. 한나라당의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를 비롯 나라종금 사건,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등의 수사를 지휘했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의 정치쇄신특위원장을 맡았다. 위원장으로 일할 때 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권 등 실질적 권한 부여, 면책특권 등 국회의원 권한 폐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이나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원칙과 상식에 맞는 개혁안을 내놓았던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약간 껄끄러울 수도 있는 그를 총리로 내정한 것은 청렴성과 개혁성, 추진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공직사회는 너나 할 것 없이 무능, 무책임, 복지부동의 실상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침몰된 배 안에 갇힌 304명 중 단 1명도 구해내지 못했고, 그 배경에 무능한 정부와 관피아가 자리 잡고 있음이 드러났다. 공직사회에 대한 전면적이고 철저한 개혁 없이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점을 국민 모두 뼈저리게 절감했다. 안대희 내정자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본인 스스로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어떻게 국정을 수습하고 국가 대개조라는 시대적 소임을 완성할지 비전과 설계도를 치밀하게 짜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제2기 박근혜 정부를 이끌어갈 참신한 인재를 찾아내고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청와대는 안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 적폐를 척결하고 국가개조를 추진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걸맞게 안 내정자에게 `책임총리`의 위상을 부여하여 개혁성, 사명감, 전문성, 추진력을 겸비한 인재를 함께 찾아내고 일사불란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안 내정자의 어깨에 놓여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국무총리 네정가가 검찰 제직시 그를 지칭 "너무 잘드는 칼"이라고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