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 28일로 예정된 KBS 이사회의 길환영(60) 사장 해임 제청안 표결 결과를 보고 파업일을 정한다. 새노조에 따르면, 새노조가 길 사장 퇴진을 주장하며 21일부터 23일 오후 7시까지 벌인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파업이 가결됐다. 재적 조합원 1131명 중 1052명이 투표했다. 찬성 992표(94.3%), 반대 56표, 무효 4표로 재적대비 찬성률은 87.7%다. 28일 이사회에서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이 가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시점은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키로 했다. KBS 새노조는 "KBS노동조합의 파업 찬반투표 일정 등을 고려해 공동투쟁의 의미를 살리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양대 노조가 공동 파업을 벌인 적은 없다.기술직군 중심으로 2600여 조합원이 소속된 KBS 노동조합(구노조)은 27일까지 투표를 이어간다. 양대 노조 3800여명이 파업할 경우 KBS는 사실상 마비된다. KBS 기자협회, PD협회 등이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을 거부하거나 보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일부 프로그램이 축소, 결방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부문을 담당하는 스포츠국 부장급 간부 5명 등을 포함해 보직을 사퇴한 부장, 팀장 등 간부는 270명을 넘어섰다. 앞서 양대 노조는 23일 오전 KBS PD·기자·경영·기술인·촬영감독 협회 등과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 사장의 퇴진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임창건(55) 전 보도본부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길 사장과 나눴던 대화 발언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면담 자리에서 길 사장은 `뉴스가 멈추는 상황을 감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길 사장은 "뉴스가 멈춰도 된다고 말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등 수위를 높여오자 사측도 경영진 일동 명의로 `업무 복귀 명령`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는 등 제작 거부 투쟁 중인 노조를 압박했다. 아울러 길 사장 출근 저지 투쟁과 관련, 노조 측을 형사 고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KBS 특별인사위는 지난해 12월 구노조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벌인 파업을 이유로 구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해임하기도 했다. 새노조 측은 "비도덕적인 징계다. 징계할 사안이 있으면 해당 시기에 인사위원회를 열고 했어야 했다"며 "새노조는 이와 관련해 구노조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알렸다. 노조와 사측은 KBS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입장을 일간지들에 광고 형태로 밝히기로 한 것을 두고도 마찰을 빚었다. 새노조는 "회사 재정은 마른 수건 짜듯이 운영하던 길 사장이, 사면초가에 빠진 자신의 입장 표명을 위해 수신료를 개인용도처럼 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는 "시청자들에게 드리는 사과와 함께 내부 수습이 어떻게 되고 있는 지와 앞으로의 대책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게재 대상을 일간지 6곳으로 줄이고 단가가 저렴한 지면을 선택해 광고비용을 8800여만원으로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