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이 최종 엔트리 23명을 속속 확정해 발표하고 있다. 빠른 확정을 통해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조직력을 쌓겠다는 이유다.반면 예비 엔트리 30명을 먼저 공개한 뒤 엔트리 최종 마감 시일인 6월2일까지 평가전 등을 통해 선수들을 저울질해가며 경쟁심을 북돋우겠다는 나라들도 있다. 이처럼 32개국의 내로라 하는 선수 736명 이상이 엔트리에 속하면서 선수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도 호사가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 중 `물보다 진하다`는 `피`를 중심으로 살펴 보자.▲`대(代)를 이은 월드컵 출전`, 이번에는 없나?`축구 DNA`는 우성이 아닌 열성인가. `부전자전`이 의외로 적은 곳이 세계 축구계다. 대를 이어 성공하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은 탓인지 역대 월드컵을 살펴 봐도 부친의 뒤를 이어 월드컵 무대에서 크게 성공한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의 `차붐` 차범근(61·1986멕시코) SBS해설위원과 차두리(34·2002한일·2006독일·2010남아공) 부자, 이탈리아의 체사레(82·1962칠레·1966잉글랜드)·파올로(46·1990이탈리아·1994미국·1998프랑스·2002) 말디니 부자 정도다. `토털사커`의 창시자인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67)의 아들 요르디 크루이프(40·샤흐타르 도네츠크)도 결국 월드컵은 구경도 못했다.아직 현역(FC서울)에서 활발히 뛰고 있는 차두리가 끝내 홍명보호에 승선하지 못해 4연속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면서 이번 월드컵에서는 부친의 명예를 잇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 장인인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54) 당시 감독 아래의 선수로서 사이좋게 동반 출전했던 세르히오 아구에로(26·맨체스터 시티)도 지난해부터 아내 지안니나와 별거하며 이혼 소송 중이어서 장인에 이은 사위의 월드컵 출전도 브라질월드컵에는 없다.프랑스인들은 최근 `성장한 나라` 스페인이 아닌 `태어난 나라` 프랑스의 U-19대표팀을 선택해 주목받은, 프랑스 `아트사커의 전설` 지네딘 지단(42) 레알 마드리드 단장의 아들 엔조(19·레알 마드리드 유스팀)가 활약하게 될 2018러시아월드컵을 기다려야 할 듯하다. ▲두 형제의 엇갈린 모습은 이번에도?지난 2010년 6월23일 열린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D조 가나와 독일전(1-0 독일 승)에서 경기 못잖게 흥미로웠던 것은 `형제의 난`이었다.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형 케빈 프린스 보아텡(27·샬케04)과 독일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진 동생 제롬 보아텡(26·바이에른 뮌헨)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붙었다. 두 사람 모두 분단 시절 서독에서 태어난 가나계 독일인이지만, 무난히 독일대표팀에 승선한 동생과 달리 대표팀에서 합류하지 못한 형이 월드컵 출전을 위해 `뿌리` 가나를 택하면서 벌어진 사태다. 당시 독일과 가나는 조 1, 2위로 16강에 나란히 진출해 가나는 8강까지, 독일은 4강에 진출해 3위까지 올랐다. 이 얄궂은 운명의 장난은 브라질에서도 되풀이된다. 독일(5월 FIFA랭킹 2위)과 가나(38위)가 포르투갈(3위)·미국(14위) 등과 함께 G조에 속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지난 8일 제롬 등을 포함한 예비 엔트리 30명을 발표했다. 가나는 아직 엔트리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앞서 2011년 은퇴했다가 지난해 대표팀에 복귀하며 아프리카 지역예선 통과를 이끈 케빈 프린스의 발탁은 따놓은 당상이다. 두 형제가 남아공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애 넘치게 16강에 동반진출할 지, `죽음의 조`에서 형 또는 동생을 짓밟고 동생 또는 형 혼자 올라갈지 주목된다. 이들과 달리 형제가 조국을 위해 손을 잡은 경우도 있다.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컵을 놓고 겨뤘던 수비수 콜로 투레(33·리버풀)와 미드필더 야야 투레(31·맨체스터 시티) 형제는 이제 조국을 위해 손을 잡는다.남아공에서 형제가 힘을 모았지만 `죽음의 조` G조에 속했던 탓에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한 코트디부아르(21위)를 이번에는 기필코 16강 이상으로 견인해 `아프리카 최강`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마침 이번에는 콜롬비아(5위)·그리스(10위)·일본(47위) 등과 함께 편성돼 무난한 조(D조)라는 운도 따른다. 게다가 올 시즌 EPL에서 두 형제가 우승(맨시티)과 준우승(리버풀)을 나눠 가진 것은 물론, 각각 `EPL 최고의 미드필더`(야야)로 자리잡거나 `베테랑 수비수`(콜로)로 부활해 그야말로 사기충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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