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18일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교황이 머문 99시간 권위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소탈한 행보가 연일 화제가 됐다. 인종과 지역, 종교마저 초월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교황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히려 어느 나라보다도 폭발적이었고 종교의 벽을 뛰어 넘어선 열풍이었다. 방한 기간 내내 교황은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연일 위로하고, 장애인들을 만나는 등 낮은 곳을 찾는 소탈한 행보가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그들을 이질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 교황은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먼저 손을 먼저 잡고, 머리를 쓰다듬는 등 격식 없는 스킨십을 통한 소통은 우리들에게 `저럴 수도 있구나!`라는 깊은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교황은 어린 아기들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진정성이 있는 위로와 축복을 잊지 않았다. 카퍼레이드 때마다 아기들에게 입을 맞추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자한 미소를 띠고 축복을 내렸다. 장애자들에게 문턱을 낮춰주고 계단 대신 비탈길을 만들어 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인정이 메마른 우리사회에게 무엇이 사랑인지 가르쳐 준 큰 어른이었다.교황이 방한 기간 각별한 관심을 보인 이들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다. 한국 땅을 밟을 때도, 떠날 때도 그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챙겼다.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영접하기 위해 기다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며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미사’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16일 순교자 124위 시복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에서, 대전의 미사 직전에도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아픔을 나눴다. 교황의 언행은 세월호특별법을 놓고 대치국면을 벌여 온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공직자들이 깨달아야 할 대목이다. 얼마나 마음을 열고 공감하며 대화하고 아픔을 나누려고 했는지를, 세월호 유족에게 다가가 그들의 손을 잡고 위로한 교황의 모습에서 깨달아야 한다. 교황은 깨알 같은 서명으로 낮아짐을 보였다. 권위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탈한 행보에서 우리의 모습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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