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해 온 초등학교 4∼6학년생들이 `자살하고 싶다`고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거나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는 충격적인 통계자료가 나왔다. 초등생들이 왜 자살을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그간의 사례를 보면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 가정불화, 학교 내 친구관계, 왕따 등이 큰 이유일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초등생들조차 그런 끔찍한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하니 충격적이다.18일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지역 4∼6학년 초등생 544명을 대상으로 한 위기요인에 대한 실태 조사에서 ‘자살을 하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가 10명, ‘자살에 대해 생각은 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답한 학생도 95명이나 됐다는 것이다. 감정적 위기상황에 빠진 초등생들이 어른들에게 SOS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대구교육청은 초등생을 위한 학생-학생 간, 학생-교사 간 긍정적 관계형성과 공격성, 자살 등의 위기요인을 줄이기 위한 감정조절프로그램을 개발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초등생들의 감정을 조정키 위한 5단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각 학년성에 맞는 활동 주제, 과제를 선정하고 단계적으로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다.그러나 최근 들어 초등학교 교사 100여명으로 구성된 감정조절프로그램 적용 수업연구회 6팀을 공모해 지난달부터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에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할 예정이 불만스럽다. 아이들은 이미 위험에 빠져 있는데 이제부터 전문가를 양성하여 치료하겠다고 하니 너무 느린 대책이다. 아이들에게 체험활동수업을 시작할 때까지 자살 같은 것을 생각하지 말라고 할 참인가.청소년들의 자살충동 위험성은 지난 해 9월 교육부자료로 충분하다. 전국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생 211만9천962명을 상대로 조사결과 검사자의 2.2%인 4만6천104명이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응답, 위험수준이 높은 우선관리군으로 분류한바 있다. 또 심리적 상태가 자주 변하는 점을 감안 상담과 치료가 시급한 관심군도 7.2%(15만2천640명)이나 됐다. 대구교육청이 그때 움직였어야 옳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당국은 초등생 자살예방을 중점과제로 삼아 대책을 세워 즉시 실천해야 한다. 이미 자살 위험에 노출된 학생들을 느슨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