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답변태도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인식과 자니윤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 과정, 광주비엔날레 사태 등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의에 김 후보자가 즉답을 피하자 "비켜가기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지난 7일 인사청문회에서 `세월호는 넓은 의미의 교통사고`라고 한 데 대해 동의하냐는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의 질의에 "제가 다른 부처 장관님의 언행에 대해 평가할 위치에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제가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그는 "세월호 사건 성격의 규정을 여쭙는 것"이라는 안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도 "그 분의 언행에 대해 답변하기에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그는 자니윤씨의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니윤씨가 그 자리에 임명된 건 제 인사사항이 아니라서 그 내용에 대해 말씀 드리기는 (적절치 않다)"며 "이 분이 갖고 있는 경험과 경륜이 충분히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니윤씨가 전문성이나 역량을 갖춘 합리적 인사는 도저히 아닌 것 같다"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지적에 대해서도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임원들이 평가한 내용에 대해서 제가 잘 모르고 있다"며 "참여했던 임원추천위원들의 고유권한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분들의 평가에 대해 개입하거나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김 후보자는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광주비엔날레 전시 불허 논란 등에 대해서는 "창작이나 표현의 자유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 전시여부는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회에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이사와 책임큐레이터의 사의표명과 비엔날레 참여 작가들의 불참 선언 등 광주비엔날레 사태가 확산되는 데 대해 "후보자가 책임자였다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의에 대해서도 "제가 그 자리에 있지 않는 상황에서 가정해서 말하긴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이에 대해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 정부의 책임에 대해 명확하게 국무회의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소신이 청문회에서 보여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국무위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자세를 어느 정도 보여줘야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정 의원은 "전임 장관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무위원 전원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책임을 강하게 주장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대비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후보자 답변 내용이 비켜가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이 청문회를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후보자가 평소 갖고 있는 소신이나 정책에 대한 철학을 (밝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중요하고 민감한 부분일수록 후보자가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안 의원은 "세월호가 교통사고인지에 대해서도 아무 말 못하고 자니윤 임명을 반대하다가 지난 장관이 사임했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나돌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이걸 갖고 이전 일이니까 말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르쇠로 일관하지 말라"고 비판했다.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광주비엔날레 사태에 대한 김 후보자의 입장에 대해 "계속 아무 입장이 없는 것"이라며 "정치적 이유에 의해 예술인들의 창작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문체부 직원들의 과다참석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과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검증하는 인사청문 자리다. 업무보고나 국정감사 하는 시간이 아니다"라며 "조력 인원을 최소화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같은 당 박주선 의원도 "후보자는 현재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민간인 신분인데 문체부 업무가 막중한 상황에서 고위공무원들이 후보자를 위해 배수진을 치고 있는 건 후보자가 시험장에 올 때 참고서와 해답을 갖고 오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유사한 청문회가 이뤄질 경우를 대비해 원칙과 기준, 선례를 만들기 위해 여야 간사가 합의해 준칙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