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131일째인 2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이 일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고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저희 가족들의 요구가 왜 이렇게 안 받아들여지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이들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형사·사법 체계를 흔든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만으로 당연한 요구에 당당히 맞서는 정치권도 이해가 안 된다"며 "있지도 않고 주장하지도 않고 있는 각종 특혜를 들어 안전한 사회에 대한 요구를 멈추게 하려는 사람들도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이들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이자 국민 기본권의 수호자인 대통령이 가족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한 약속과 담화를 통해 밝힌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통상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하는 얘기는 신뢰할 수 있는데, 대통령님께서는 이 상식도 통하지 않는 것이냐"고 물었다.이어 "대통령의 결단은 이 사회의 신뢰를 다시 쌓는 초석이 될 것이며 안전한 사회로 접어드는 입구가 될 것"이라며 "당당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또 "저희 가족들이 하고 있는 이 슬픈 농성의 길이는 우리 사회의 신뢰가 붕괴돼 있는 정도를 보여줄 것"이라며 "농성을 하루 속히 끝낼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이예지 양 어머니 엄지영씨는 "청운동사무소에 오는 길에 의경들에 의해 가방에 목이 쪼인 채 5m 가량 끌려갔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자해라고 나왔는데, 제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기 전까지는 죽을 수 없다"며 울먹였다.엄씨는 "이곳에 저희 유가족은 30~40명 밖에 안 되는데 경찰차 30~40대, 경찰관 400~500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며 "청운동사무소로 오는 시민들도 막고 있는데, 이것은 시민들이 우리와 함께 할까봐 겁이 나서 막고 있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이어 "대통령님께 말씀드리겠다. 저희를 만나서 저희의 마음을 한 번 읽어주면 좋겠다. 정말 부탁드린다"며 대통령의 면담을 거듭 촉구했다.광화문에서 `유민 아빠` 김영오(47)씨와 31일째 함께 단식 중인 연천희(52)씨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단식하고 있는데, 아직도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며 "이 사회는 결국 위험한 사회를 지향하게 된다고 본다. 그래서 두렵고 꼭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연씨는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동대문 동부병원을 방문해 김씨를 만날 예정이다. 지난 22일 오전 7시40분께 의료진의 설득 끝에 병원으로 옮겨진 `유민 아빠` 김씨는 42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과 시민은 노란색 종이비행기에 희망을 적어 경찰 차벽 너머로 날려보냈다. 당초 노란색 풍선을 날리기로 계획했지만 경찰 등으로부터 경비상의 이유로 거부됐다.종이비행기에는 `대통령은 응답하세요`, `제발 특별법 제정하라`, `유민 아빠 힘내세요` 등 메시지가 적혀있었다.이들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대통령님 제발 우리 얘기 한 번만 들어주세요", "우리의 마음을 제발 들어주세요"라고 거듭 외쳤다.앞서 지난 22일 오후 8시께 가족대책위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한 뒤 3일째 길거리에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