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각산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김모(7)군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사고 당시 형, 엄마와 함께 숨바꼭질을 하던 중 베란다 쪽으로 숨으려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김군이 숨으려고 했던 베란다의 난간 높이는 136㎝로 김군은 높이 74㎝인 에어컨 실외기를 딛고 난간 위로 올라갔다가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엄마와 형이 보는 앞에서 추락해 숨졌으니 가족들의 충격 또한 엄청 날 것이다.어린이들은 안전한 곳에서 마음 놓고 놀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어린이들을 마음 편히 키울 곳은 없다. 집밖에 나가면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따위의 흉기가 생명을 위협한다. 그렇다고 집안이 안전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통계를 보면 어린이 안전사고는 집밖보다 오히려 집안에서 2배 이상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 안전사고의 10건 중 약 7건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집안’에서 발생하고 있다하니 너무나 뜻밖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 안전사고 비율은 미국 30.2%(2011~2013년 기준), 호주 12.4%(2010년 기준)보다 훨씬 높은 37%선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녀에 대해 과보호에 가까울 정도로 보살핀다고 생각해 왔는데 전혀 반대이다. 2013년까지 3년 동안 위해사례 분석결과를 보면, 전체 18만1627건 가운데 37.4%에 이르는 6만7951건이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다. 그런가 하면 ‘가정 내`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 4만4545건으로 전체의 65.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더욱이 가정의 어린이 안전사고 비율이 2011년 62.3%, 2012년 65.7%, 2013년 68.1%로 해마다 증가한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어린이 안전보호 교육 및 인식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다시 발달 단계별 사고유형으로 살펴보면, 영아기는 침대 등 가구에서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2011건(35.2%건)으로 최다였고, 걸음마기는 방·거실 등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사고 4529건(13.5%)가 가장 많았다. 지난 5월 부산에서는 신발장이 넘어져 9세 초등학생이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까지 있었다. 벽에 고정시키지 않고 그냥 세워 놓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어린이 안전사고를 보면 예외없이 어른들의 부주의가 원인이다. 위험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 불행한 사고를 미리 막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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