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일해가 부른 `빨간 구두 아가씨`를 들으면, 전국 유일의 대구 향촌동 수제화 골목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언론과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진 덕분이다. 수제화 골목이 있는 향촌동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기에 이어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소위 대구의 가장 큰 중심지였다. 구상 시인과 화가 이중섭이 애용했던 백록다방 등 문화예술의 중심이었고 근대건축문화자산이 즐비했다. 지금은 중앙로 건너편으로 상권이 옮겨간 뒤부터는 어르신들의 모습만 보일 뿐 상권이 죽은 낙후 거리로 전락했다. 건물과 주변 환경이 열악하고 폐·공가도 많고 쓰레기와 폐기물이 방치되는 등 정비가 급한 실정이다. 대구 중구청은 향촌동과 전국 유일의 핸드메이드 구두점 골목을 부활시킬 묘안을 찾아 고심한 끝에 도심재생 아이디어를 짜냈다. 사업 이름도 남일해의 빨간 구두 아가씨를 빗대 `솔솔솔 빨간 구두 속 보물찾기`로 지었다. 이 아이디어를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14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에 공모해 4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조만간 사업 구체화를 위한 용역작업에 들어가 구체적 전략을 짠 뒤 2016년 향촌동과 수제화 골목을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젊은이와 관광객이 즐겨 찾는 특화거리로 만들어 상권 활성화를 돕는 것과 근대건축문화자산의 보전과 활용을 통한 도심재생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수제화 골목 영세 점포 환경개선을 시작으로 화가 이중섭의 백록다방과 한국전쟁 당시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음악감상실 녹향 등 역사적인 건축물 120여동의 리모델링과 스토리텔링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대구 거주 외국인을 겨냥해 세계퓨전음식거리와 7080 통기타거리도 조성할 방침이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수제화 골목과 향촌동이 특화거리로 되살아나면 도시문화의 자산적 가치를 활용한 도심재생의 새로운 사례를 보여주게 된다"며 "투어리즘을 적용한 관광자원화의 새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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