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 선거 전에 구청장을 직접 만나 골목 흡연의 피해와 관련된 애로사항을 얘기했고 신분을 밝힌 서명도 했다. 그런데 선거 끝난 후, 구청공무원 누구 한 명 찾아와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라고 대구 동성로주변 상인들이 하소연한다. 동성로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정해 주변의 골목이 청소년들의 끽연장소로 변하면서 인근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당국이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사연인즉 2012년 5월 중구보건소가 동성로 일부구간(CGV대구한일~중앙파출소)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그해 8월 1일부터 단속에 들어갔다. 단속건수는 2012년 293건, 2013년 220건, 2014년 현재 23건으로 제도가 정착 중이다. 그런데 금연구역 분위기가 잡히자 중구보건소가 단속인원수를 종전의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고 한다. 이렇게 되자 지난해 월평균 18건 단속이 올해는 2.7건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용두사미의 고질병이 발동한 것이다.또 다른 문제는 소위 풍선효과로 인한 피해의 확산이다. 단속과 계도로 금연구역의 흡연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인근 골목길이나 건물계단의 흡연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골목상인들은 “연세 많은 분들이 다니시는 곳이라 젊은이들이 떼를 지어 담배를 입에 물고 빤히 쳐다보고, 심지어 침과 가래를 뱉어 무척 더럽고 지저분하다. 그래서 2시간에 한 번씩 식당 앞을 청소해야 한다”며 당국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니 일정한 흡연공간이나 환풍 장치가 있는 부스라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중앙대로의 주민도 같은 불만이다. “밤이면 이곳 골목은 우범화 된다. 덩치 큰 청년들이 떼를 지어 담배를 피우고, 가끔 패싸움도 일어나며 경찰의 단속도 그 순간뿐이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하며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주민이 있다. 동성로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라는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할 정도로 지역주민들은 당국의 대책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그러나 주민들의 대책요구에 “타 구와 비교해 현재도 단속 인력이 많고 예산문제도 고려해야 하며, 또 계도만을 위한 단속 인력충원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중구보건소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최근 소통행정-현장확인 행정의 흐름 속에 중구보건소는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고 있는 듯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민이 행복하지 않는 삶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인력타령만 하지 말고 보건소장이라도 현장에 나가 실정을 점검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