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국회 파행 때문에 민생경제법안이 통과 안 되고 있는 것 어떻게 생각해?나 = 답답하지. 벌써 통과됐어야 할 것들이 몇 달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한심하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관광진흥법 같은 건 정말 하루가 시급한 모양인데, 이대로 계속되면 이해당사자뿐 아니라 국민 전부가 피해자가 되는 게 명약관화하지.친구 = 국회의원들에 대한 원망도 이만저만이 아닐 테고, 그지?나 = 그럼, 빨리 통과되기를 바라는 국민 염원에도 불구하고 민생법안이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건 당연히 국회의원들의 책임이지. 국회가 4개월 여 동안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은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일 걸? 친구 = 그런데, 민생법안 서둘러 통과시킬 필요는 없다는 사람들이 있더라. 나 = 무슨 소리여? 경제는 어떻게 하고? 그 법안들 있어야 일자리도 새로 생기고, 서민소득 창출되고, 기업들 투자 늘어나고, 기업 경쟁력 높아진다는데? 대통령도 기회만 있으면 제발 민생법안 통과 시켜달라고 촉구하고 부총리도 경제의 맥박이 끊길 염려가 있다며 법안통과를 호소했잖아? 그런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니? 친구 = 나는 물론 민생법안이 빨리 마련되기를 바라지. 그렇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런 논리야. 민생법안을 빨리 통과시켜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의회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거다, 대화와 협상, 타협이 존중되는 의회가 제대로 된 의회인데 지금 우리 국회에는 그런 걸 찾아볼 수가 없다, 걸핏하면 서로 비난하고, 대화는커녕 등을 돌린 채 딴소리를 해대며 국민을 위로하기보다는 갈등이나 조장하면서 일 년의 대부분을 식물상태로 보내는 게 우리 국회다, 이런 국회가 된 건 청와대와 여당의 잘못보다는 야당의 일부 강경세력과 급진적인 일부 시민단체들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 우리 정치가 발전하고 제대로 된 의회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면 이들을 정치 현장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들이 지금처럼 악수를 계속 두도록 해야 한다, 이들로 하여금 민생법안 통과를 계속 반대하게 만들어 더 많은 국민들이 더 오랫동안 이들 야당과 시민단체의 강경 세력을 혐오하고 백안시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대한민국 정치와 시민운동의 현장에서 완전히 도태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논리야.나 = 듣는 것도 숨 가쁘네. 그런데 대강 이런 말이지? 경제발전이 중요하지만 정치발전이 더 중요하다, 정치가 발전해야 경제가 제대로 발전한다, 민생법안이 통과되는 것도 좋지만, 소위 야권의 강경세력이 지금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또 언제 무엇을 빌미로 정치와 경제의 발목을 붙잡을지 모른다, 이들이 사라져야 우리나라 정치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 아무 때나 하는 단식, 서울 시내 한 복판의 천막촌, 빨간 깃발, 교통을 막는 시가행진, 확성기를 통해 흐르는 거친 구호 소리와 투쟁가요도 사라진다, 이런 거네?친구 = 그렇다는 거지. 만일에 이번에 야당이 어떻게 어떻게 내분을 수습하고, 민생법안 통과에 협조 내지는 앞장서서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된다면 야권 내 강경세력이 도태될 기회도 자꾸 미뤄진다는 거지, 그런 상태에서 만일 정권 교체까지 이뤄진다면 그건 우리나라에 대재앙이 된다는 거야. 그 강경세력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뛸 텐데, 그건 나라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거지. 그래서 민생법안 통과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야. 경제가 잘 안 돼 당장은 고생하겠지만 그런 세력에 정권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지.나 = 너 그런 말 아무데나 옮기지 마라. 양쪽에서 다 욕먹는다. 여권에서는 민생법안 방해한다고 욕, 야권에서는 자기네를, 요즘 애들 말로, 완전 개무시한다고 욕먹는다.친구 = 야권은 욕할지 몰라도 여권은 그렇지 않을 걸. 그 사람들도 재집권에 도움이 되니까 야당이 지금처럼만 해주기를 바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