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새로운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이비시터’가 알선업체의 무관심으로 인해 아이의 부모들로부터 ‘하녀’ 취급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알고 보니 알선업체의 무관심은 ‘서비스’로 비롯된 것이었다.지난 7일 오전 8시30분께 윤모(42·여)씨는 전날인 6일 ‘베이비시터’를 해달라는 H업체의 전화를 받고 대구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S아파트의 이모(32)씨의 집으로 출근했다.윤 씨에 따르면 이 씨와 아내인 장 씨는 출근 첫날인 윤 씨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이제 막 태어난 지 2달 정도 된 남아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 또 윤 씨가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 등을 보이며 윤 씨와의 친근감을 쌓았다.그러나 윤 씨가 출근한 지 3일째 되던 날부터 이 씨 등의 행동은 180도 달라졌다.간간이 아이가 잘 있는 지 확인하러 집에 온 이 씨 등은 아이가 울고 있는 소리만 들려도 윤 씨에게 험한 말을 하며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그것만이 아니다. 이 씨는 윤 씨의 휴대폰 등에 전화를 해 점심을 위한 ‘도시락’까지 싸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점심 무렵에 들어와 손을 만지거나 허리를 안는 등 성추행으로 의심되는 행동까지 보였다.윤 씨는 “최근 베이비시터의 수가 급증하면서 일명 주인의 눈에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하며 “고작 한 달에 60만 원 정도를 벌고자 일부 젊은 베이비시터는 집에서 놀고 있는 남편 등에게 험한 꼴을 당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윤 씨는 알선업체에 이 같은 사실을 말하며 다른 곳으로 바꿔달라고 부탁도 했지만 H업체는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했다. 오히려 이런 일로 자리를 바꾸면 소문이 퍼져 다시는 베이비시터를 할 수 없다는 협박가지 했다고 한다.직접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니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서비스로 뒤처지면 결국 다른 업체로부터 일감을 뺏기는 경우까지 생겨난다는 것이다.실제로 베이비시터가 급증과 관련,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오히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는 명목 하에 카메라 등을 설치, 약간의 행동에도 협박까지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일각에선 이런 이유를 일부 몰지각한 베이비시터 등으로 사회인식이 안 좋아져 결국 수많은 베이비시터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못 알려진 베이비시터의 내용들이 온라인으로 확산돼 상품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대구서구시니어클럽 관계자는 “베이비시터를 보호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장 먼저 베이비시터에 대한 인식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베이비시터를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이 무엇보다 가장 먼저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