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전국 초중고 중 123개 학교가 재난 위험시설로 분류됐다. 그 중 121개 학교가 D등급, 2개 학교는 즉각 사용중단인 E등급으로 판정됐다. C등급인 학교는 무려 1천307곳이었다. 유감스럽게도 D등급이하 건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에 경북이 포함됐다.
폐교 계획 때문에 건물 개축보수를 미루는 경향이 있어 재난에 취약한 건물이 된 때문이란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건축한지 겨우 4년밖에 안 된 포항 양덕초등학교가 D등급 판정이 난 것은 포항은 물론 경북의 수치다.
양덕초등학교는 2010년 준공 초기에 비해 강당 일부 부분은 16㎝, 많은 곳은 32㎝나 가라앉아 학교시설물 E,D 등급판정이 내려져 9월 30일 출입을 막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연결통로 출입도 막았다. 학교시설 D등급은 재난위험이 있는 ‘사용제한 판단’ 등급이며 E등급은 아예 ‘사용금지 및 긴급 보강 조치’에 해당하는 등급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보수 조치가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난 달 27일 강당 급식을 재개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양덕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양덕초 안전대책위원회’가 지은 지 4년도 안된 급식소 건물인 강당을 불안해 하며 아이들의 전학을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은 지난 달 28일 포항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전평가 결과 교실건물은 D등급을, 교실건물에서 강당으로 연결된 통로는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은 사실을 들어 전학을 요구 중이다. 조금도 무리하지 않은 당연한 요구다.
건축한지 4년 밖에 안 된 건물이 최악의 상황인 E,D 등급판정을 받은 이유는 부실시공 때문이다. 7일 경북도의회에서 열린 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이영식)의 경북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최병준 도의원(경주)은 서류상으로 2009년 3월 착공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2009년 7월 이후에 착공해 7개월 만에 준공했다고 하니 전형적인 날림공사다.
또 설계변경 과정에서 건물배치를 변경하면서도 예산부족을 이유로 강당이 들어선 지반에 대한 지질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니 예상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 보수공사로 미봉할 일이 아니다. 학교는 자녀들이 하루 중 대부분을 생활하는 곳이다. 당연히 철거 후 재시공하여 안전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