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초등학교가 안전지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부모 등의 무분별한 통행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명 이상의 배움터지키미가 배치돼 관리하고 있지만 대구시교육청에 제기될 민원 걱정에 학부모들의 통행제한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선 아예 배움터지키미를 한 곳에만 배치, 보이기식으로까지 전락했다.10일 오전 11시 40분께 남구 대명동의 대명초등학교 입구에선 2명의 배움터지키미가 한 학부모와 언성을 높이며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배움터지키미의 출입제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로 들어갔다 벌어진 일이었다. 자신의 딸이 준비물을 챙기지 못해 직장에서 급히 택시를 타고 학교를 찾았다는 학부모는 마치 학교출입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다.학교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은 비일비재했다. 수업이 있는 5일 중 3~4일 정도가 학교출입 등을 이유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대명초등학교 특수교육을 맡고 있는 이상화 선생은 이런 일들과 관련, 학부모와 학교의 관계는 갑과 을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학교에선 외부인출입을 막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강압적인 모습에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학교가 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구시교육청에 제기될 ‘민원’ 때문이었다. 민원이 발생하면 예산삭감 등 학교 운영에 타격을 입게 돼 함부로 학부모들을 제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상화 선생은 “학부모들의 이런 모습은 결국 자신의 아이들의 안전을 해치는 꼴이다”며 “출입이 자유로운 학교에서 아이들의 범죄예방은 결코 현실화될 수 없다”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그나마 대명초등학교는 나은 편이었다.12일 오전 10시 20분께 대구 북구 학정동에 위치한 학정초등학교는 아예 후문을 주차장으로 사용 하고 있었다, 배움터지키미가 있었던 경비초소는 대각선으로 주차된 차들로 가려져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이유인 즉, 아이를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의 주차문제가 고조돼 이를 완화하고자 배움터지키미를 정문 쪽에 모두 배치, 후문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학교출입은 자유로울 수밖에 없었다. 학부모의 민원을 우려한 초등학교의 대책이었던 것이다.교육부가 지난 2010년 안전한 학교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가차원의 특별지원 사업으로 학생안전강화학교를 지정, 운영을 시작했지만 고작 4년도 채 되지 못해 학부모 등의 무분별한 출입으로 결국 무의미한 사업이 돼버렸다. 실제 일부 학교에선 배움터지키미와 학부모간의 문제를 완화하고자 CCTV에만 의존하는 경우도 있었다.이에 대해 학교안전공제중앙회 관계자는 “민원은 학교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곳이지 자신의 불편 등을 고발하는 곳이 절대 아니다”며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들이 자신의 불편을 민원으로 올리는 경우가 많아 많은 학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금이라도 교육청은 무분별한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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