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교통사고가 지난 2013년 ‘전국 2위’를 기록한데 이어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요구되고 있다.지난 8일 오전 10시 27분께 북구 복현동 복현5거리 인근 경북대방면 검단로는 꽉 막힌 차량들로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경북대 북문으로 향하는 직진차선에서 두 대의 차량의 접촉사고가 있었기 때문. 동북로로 향하는 차선의 차량이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직진차선으로 끼어들다 발생한 사고였다.사고를 낸 L(27)씨는 “옆 차선의 빈 공간이 보여 불시에 끼어들다 사고를 내게 됐다”며 “평소의 잘못된 버릇이 오늘의 사고를 내게 됐다. 뒤차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안전거리 미확보로 발생한 사고도 있었다.10일 오후 2시 12분께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청 앞 달구벌대로에서는 직진차선에서 ‘모닝’과 ‘쏘나타’ 두 대의 차량이 부딪힌 상태로 비상등을 킨 채 정차해있었다. 운전자들은 옆 차선에서 차량이 지나가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차량을 확인하며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도로교통공단 대구시지부와 대구지방경찰청이 지난 8일 발표한 ‘2013년 대구시 교통사고 건 수’에 따르면 대구시에서 발생한 차량 1만대 당 교통사고는 114.8건이다.교통사고로 생겨나는 사망자 수도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발생한 평균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발생한 평균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평균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각각 1만 4123건, 165명이었는데 지난해는 1만 4492건(2.6%↑), 173(4.8%↑)을 기록했다.전문가들은 대구지역이 교통사고 발생 고공 행진을 이어 가는 요인 중 하나를 노인 사고에 취약하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은 38.7%(전국 평균 29.8%)로 전국 최고다. 게다가 최근 3년 새 노인 사고가 21% 이상 껑충 뛸 만큼 증가세도 뚜렷하다. 다른 지역을 압도할 만큼 빈번한 자전거 사고도 대구시 교통 당국을 괴롭히는 요인이다. 2013년 일어난 자전거 사고 1433건(사망자 20명)은 다른 광역시의 3배를 웃도는 수치고 사망자 역시 30-40% 많다. 칠성시장, 달성공원 등 자전거 사고다발지역(사고 4건 이상)이 101곳에 달하는데 이는 부산(14곳)과 인천(13곳)의 7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치사율이 높은 보행 교통사고가 잦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2013년 보행 사고 사망자 수는 87명(야간 56명)인데 특히 야간 사고 비중은 타 광역시보다 10-20% 정도 높다. 결국 대구가 교통안전 후진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노인사고 ▷자전거사고 ▷보행사고 등을 개선하기 위한 체계적인 예방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도로교통공단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대구의 도로망이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보니 오히려 사고가 잦은 측면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노인 사고나 야간 보행자 사고를 중점 개선하면 사상자 수를 현격히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