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으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의 `성공DNA가 스타트업에 전수되길 기대합니다."삼성그룹의 모태격인 제일모직이 시작된 대구에 삼성이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17개 가운데 하나다. 대구센터는 2014년 4월 시작됐으며 9월 대기업과 손잡고 확대 개편하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곳도 대구였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삼성그룹간 협약체결을 기점으로 지역-창업기업-대기업간 `창조경제 생태계`를 전국 단위로 확산되고 있어 의미가 깊다. 삼성과 대구시는 이를 확대해 운영할 `대구-삼성 창조경제단지`를 10일 대구 북구에 있던 옛 제일모직터에 건설하기 시작했다.  ◇"대기업 팔비틀기식 투자 아니다" 윈윈 생태계 구축이날 김선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대기업이 팔이 비틀려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창조경제센터를 통해서 사내에서 접할 수 없었던 외부의 젊은 친구들의 아이디어나 발상을 대기업이 사업에 접목하거나 신사업 진출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창조경제센터에 입주한 에티쉬의 경우 변기 냄새를 없애는 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로 국내 비데업체 3곳과 연계해 상품화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지속가능경영에 대해서는 "펀딩한 기업이 성공하면 배당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투자할 여력이 생긴다"며 "창업하는 기업들이 성공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자금력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벤처투자 외에도 서울에서 6개 벤처캐피탈(VC)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해외 VC와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삼성은 상주인력 2명을 배치해 수시로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조언한다. 이 외에도 유관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멘토`가 돼 스타트업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삼성의 인력개발원의 도움을 받아 2주간 캠프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이디어 검증, 스타트업 경영론, 일대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센터장은 "자동차 경주 중에 짧은 시간 바퀴를 교체하는 등 집중적인 안전점검을 하는 `피트인`과 같은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에서 파견나온 멘토들은 회사에서 지명한 것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가 자신의 업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자원한 사람들이다"며 "더 열정이고 전문 지식을 갖고 조언을 해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따로 있던 밀가루와 물이 뒤엉켜 찰진 반죽이 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창조경제센터에 들어온 18개팀의 변화를 비유했다.  ◇C랩은 삼성식 창업사관학교…현재 18개 스타트업 입주대구 무역회관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 13층에는 `C랩`이라 불리는 공간에 18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었다. 3700여개 지원팀 가운데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팀이며, 6개월간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765㎡ 규모로 조성된 공간은 구글캠퍼스를 연상시킨다. 사무실엔 문도 없다. 각 팀이 어느 곳에서든 편히 아이디어를 나누고 쉴 수 있도록 마련했다. 삼성이 지원하는 창조경제센터가 대구에 생긴다는 소식에 서울생활을 접고 대구까지 쫓아온 사장도 있었다. 모델로 활동하다 가방 사업을 시작한 이장규 존규 대표는 "C랩은 인큐베이팅해주는 곳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제품 갖고 있지만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제일모직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에 따라 디자인이나 기능을 변경할 수 있는 가방으로 입주사 가운데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실제 패션사업을 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실무진과 만나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C랩에 입주하면서 디자인에 머물던 사업 아이템을 향후 IT와 연계해나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며 "패쇄적인 공간에 익숙하다보니 개방형의 C랩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대표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양한 관점에서 나의 사업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에 입주한 업체들은 6개월까지만 머물 수 있다. 센터와 삼성은 맞춤형 멘토링 등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소수의 팀에만 기회가 몰릴 수 없어서 1년에 두번 6개월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기수는 해외 스타트업도 포함해 글로벌 마인드도 강화할 생각이다"며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도시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바이오나 메티컬에 강한 호주지역 스타트업을 물색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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