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의 입장으로 돌아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다시 한 번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캘러웨이)와 정면대결을 벌인다.박인비는 오는 29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중국 하이난섬의 지안레이크 블루베이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리는 LPGA투어 ‘아시아 스윙’ 블루베이 LPGA(총상금 200만달러)에 출전한다.이번 대회는 박인비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세계랭킹을 비롯해 LPGA투어 다승, 상금, 올해의 선수 등 각종 타이틀에서 2위로 밀린 뒤 출전하는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박인비는 지난주 LPGA투어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의 ‘타이틀 방어’ 대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스폰서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박인비가 결장한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가 우승하면서 박인비는 대부분의 순위에서 2위로 밀리게 됐다.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남은 4개 대회의 결과에 따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블루베이 LPGA는 추격의 서막을 알릴 첫 대회다.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지난해 신설돼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지난해 이 대회에 불참했던 박인비는 블루베이를 처음 경험한다. 하지만 박인비는 새로운 코스에 대한 ‘낯가림’이 많지 않은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LPGA투어 첫 우승이었던 US 오픈, 2013년 노스 텍사스 슛아웃의 1회 대회 우승 등 처음 치르는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경우가 많았다. LPGA투어에서 2주 연속 ‘톱10’에 실패(사임다비 말레이시아,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하는 등 다소 주춤하던 샷감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회복세를 보였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 첫 날 단독선두에 오르는 등 나흘 내내 꾸준한 기량을 선보였고, 결국 최종 공동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더구나 박인비에게는 이제 ‘목표의식’이 생겼다. 8월 브리티시 여자 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박인비는 사실 ‘독주’가 이어지면서 동기부여가 다소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리디아 고의 추격에 대부분의 순위에서 2위로 내려오면서 박인비는 다시금 ‘잘해야할 이유’가 생겼다. 목표를 설정하고 승부욕이 발동한 박인비는 누가 뭐래도 세계 최강의 골퍼다.반면 시즌 막판 역전을 이룬 리디아 고 역시 정상의 자리를 쉽게 놓을 수는 없다. 역대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LPGA투어 역대 최연소 10승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리디아 고로서는 완전히 자신의 시즌으로 굳히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타이틀을 가져가야 한다. 특히 최근 5개 대회에서 3승에 전 대회 ‘톱5’ 이내의 성적을 내는 등 물오른 감각을 뽐내고 있어 이번에도 우승을 노려볼 만 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7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 좋은 성적을 낸 기억이 있다. 이외에 한국선수 중에서는 신인왕 경쟁을 펼치는 김세영(22·미래에셋)과 김효주(20·롯데)가 나란히 출전하고, 최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지은희(29·한화), 신지은(22·한화), 양희영(26·PNS) 등도 출격해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