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의료인의 배치의무를 규정하면서 구체적 내용을 정하는 것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의료법 제41조 위반행위는 당직의료인을 전혀 두지 않은 경우에 한정되고, 이를 넘어서 의료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규정된 당직의료인 수를 준수하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항소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대구지방법원과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대구 동구소재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의료법 제41조(당직의료인)에 따라 각종 병원에는 응급환자와 입원환자의 진료 등에 필요한 당직의료인을 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A씨는 작년 6월 24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30여명의 입원환자의 진료 등에 필요한 당직의료인을 두지 않고 병원을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1심인 대구지법은 작년 11월 5일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항소 했다.A씨는 “병원 외부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주거지에 머무르면서 응급호출에 대기하는 방법으로 당직의사를 배치한 이상 의료법 제41조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의료법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이에 항소심인 대구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정도 부장판사)는 최근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재판부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사건 당시 이 병원에는 간호사 3명이 당직의료인(의료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의료인’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도 포함된다)으로 배치돼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당직의료인을 배치한 이상 의료법 제41조를 위반했다고 할 수 없고, 의료법 시행령에 규정된 당직의료인의 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의료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이 병원의 규모에 따라 배치해야 할 당직의료인의 수를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법률의 구체적 위임 없이 규정한 것으로, 의료법 제90조(벌금 300만원이하)에 따라 처벌되는 의료법 제41조 위반행위는 당직의료인을 전혀 두지 않은 경우에 한정된다”며 “이를 넘어서 의료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규정된 당직의료인 수를 준수하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처벌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그럼에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