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2월5일) 선물세트에도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경기불황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여파로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가치형 소비자를 겨냥한 초고가 상품도 내놓고 있어 선물세트 양극화가 뚜렷한 모양새다. 30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만촌점은 2만원 이하 초저가 과일 세트를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문경 사과 세트(12입)와 실속 상주 곶감(20입) 등 2종이다. 사과의 시세가 물량 감소로 지난해보다 20%가량 올랐지만 지난 추석 직후부터 사전계약으로 물량을 비축해 저렴한 가격대로 내놨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 대구점도 소갈비, 양념 돼지갈비 할인 행사를 열고 양념 수제 돼지갈비를 9990원에, 돼지 양념 쪽갈비를 1만3000원에 판매한다. 동원F&B도 설 선물 대전을 통해 가공식품, 한우, 과일, 홍삼, 목욕·주방용품을 최저 가격대인 1만 원대로 구성했다. 애경산업은 감사 선물세트를 출시해 가격을 5900원으로 책정했다. 샴푸, 린스, 치약, 클렌징 바 등 생활용품을 담았다. 반면 초고가 선물도 등장했다. 대구지역 롯데백화점은 한우, 굴비, 와인 등 고품격 선물 세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을 내놨다.영광 법성포 굴비 세트 황제(250만원)를 비롯해 금영 세기의 빈티지 와인 세트 2호(250만원), 의성 마늘소 명품세트(193만원·2단), 정관장 황진단천(1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 신세계백화점도 설 선물세트로 명품 한우 스페셜(200만원)과 명품 봄 굴비 스페셜(350만원) 등 초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한정 상품으로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구성한 현대명품한우 프리미엄 세트(150만원), 현대명품 참굴비 수 세트(350만원), 현대명품 갈치 옥돔 혼합 수 세트(70만원)를 선보이고 있다. 류종우 영남대 사회교육원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물가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이 설 명절 선물을 최대한 싸게 사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동시에 초고가 상품을 소비하려는 소비층도 있어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