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 민주당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선거제 개혁을 ‘정치 불신을 해소할 개혁의 방아쇠’로 규정하며 “20대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민주당은 지난 20년 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왔다. 지역주의를 해결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선거제 개혁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과감한 개혁을 통해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꾸자”고 제안했다.그는 “국민이 일하는 국회를 명령하고 있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국가정보원법 △검·경 수사권 조정 등도 시급히 처리할 과제로 꼽았다.홍 원내대표는 5·18 폄훼 발언, 최순실 태블릿 조작 가짜뉴스 ‘선동’ 등을 열거하면서 “가짜뉴스로 진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냐”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비토크라시’(Vetocracy·거부민주주의)라는 표현도 나왔다.홍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5·18 폄훼 발언, 가짜뉴스 등이 언급되자 한국당 의석에서 “내로남불”, “누가할 소리를 하고 있느냐”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홍 원내대표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두고는 “북미 양측이 서로의 입장 차이에도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최종 타결에 이를 가능성을 높였다”는 인식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는 깊은 신뢰와 심리적 유대감이 형성돼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도 내렸다.아울러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협상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우리의 ‘촉진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당사자”라며 야당의 협조도 촉구했다.단 북한이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는 “잘못 진전되면 향후 협상에 큰 난관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은 현명한 판단을 통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홍 원내대표는 경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포용국가를 거듭 강조했다. 단 소득주도성장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그는 “우리의 소득 불평등은 미국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양극화의 근본적인 해법은 포용국가”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인상 과정에서 경제 전반을 세밀히 살피지 못한 점도 있다. 조금 더 가다듬고 보완하겠다”면서도 “포용적 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단언했다.그는 △제조업 르네상스 △지역상생형 일자리 확산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 의결권 허용 △규제 혁신 △하도급법·공정거래법·경제민주화법 입법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홍 원내대표는 기업의 인력구조조정을 쉽게 허용하되 정부가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덴마크식 노동개혁도 제안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임금체계 개혁(격차 해소) △임금체계 단순화 △공공부문 임금 공시제도 도입 등을 언급했다.청년세대와 관련해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청년들과 함께 뛰겠다”며 △청년정책 총괄기구 신설 △청년기본법 통과 등을 제안했다.홍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민심과 거리가 먼 연설이었다고 혹평한 반면 야3당은 선거제 개혁 관련 언급에 기대감을 드러냈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으로 민심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특히 경제분야, 안보분야에 있어 국민인식과 차이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그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경제 어려움을 얘기하는데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한 부분이나 하노이 회담 결렬에 가장 큰 문제점인 북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발언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도 했다.아울러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건 대한민국 역사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의회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이다. 선거제 개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 같아 아쉽다”고 평가했다.야3당은 홍 원내대표의 선거제 개혁 관련 발언을 환영하면서도 노동개혁 등 각론을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홍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소득주도 성장이란 말은 사용치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던 소득주도 성장은 접었느냐”며 “아니면 국회에서 야당의 날선 비판을 피하기 위해 안전한 길을 선택한 것뿐인가”라고 꼬집었다.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임금 양극화 (해소)와 사회적대타협을 양극화 해소책으로 제시했다”며 “이것은 이전정부와 다르지 않은 접근으로서 또다시 실패가 예정된 수순일 뿐이다”이라고 지적했다.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집권세력이 이미 기울어버린 운동장을 만들어놓고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노동안정성과 노동유연성이 병립할 수 있는 개념인지 의문”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