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1시께 대구시 북구 칠성동 칠성원시장 내 개시장. 개시장 양쪽에 늘어선 10여곳의 보신탕 식당에서는 개고기를 손질하는 상인들과 손님들이 보신용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식당 앞 냉장고에는 부위별 개고기기 전시돼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평시와 같은 시장 모습이다.이곳 칠성원시장내 개시장은 11일 완전 폐쇄하는 부산의 구포 개시장과 함께 한강 이남에서는 규모로는 2대 개시장에 해당한다. 그러나 초복인 12일 동물보호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예고돼 있어 묘한 긴장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상인들은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전국 동물보호협회 4곳은 이날 칠성원시장 일대에서 개시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과거 식용이나 경비용 등의 용도에 국한됐던 개가 현대인들에게는 반려의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개시장의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의 불법도살에 대한 비난과 단속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실제로, 최근 전국 3대 개고기 시장 중 2곳이 폐쇄되거나 완료 단계다. 성남 모란시장은 지난 2016년 12월 개시장 내 점포들이 업종을 전환했다. 또 부산의 구포 개시장은 지난 7월 1일께 불법 도살과 판매 등을 완전히 중단했고, 12일 완전 폐업한다. 예전에 비해서는 못하지만 전국 규모 개시장으로는 이 곳 칠성원시장 만이 유일하게 성업중인 상태다.  이들의 집회 소식에 대해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A(54)씨는 “무작정 폐쇄하라고만 요구하면 생계는 누가 책임지냐”며 “지난 40여년간 보신탕은 국민건강에 기여했다. 폐쇄를 요구한다면 상인들이 살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할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하지만 대구 칠성원시장 내 개시장의 폐쇄는 부산, 성남 등과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폐업을 유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 6월 상인들로 구성된 칠성원·경명상가시장 사업조합이 구청에 정비사업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사업이 승인된다면 현재 개시장이 위치한 지역에 지하 7층, 지상 12층 규모의 복합형 상가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북구는 오는 9월 사업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합은 사업이 승인되면 오는 2020년 하반기 철거를 시작해 2023년께 하반기에 공사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정비사업 진행 여부에 따라 개시장 폐쇄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며 “현재로써는 다른 지자체처럼 구청이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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