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自强)파와 제3지대파로 나뉘어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 구도로 활동 중인 민주평화당이 당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이 한창이다.평화당은 지난 16일 오후 9시부터 시작된 심야 의원총회에서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자강파와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으로 구성된 제3지대파가 갈등을 털어내고 단일 대오를 구성할 지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모아졌었다.결국 제3지대파는 ‘변화와 희망을 위한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를 결성했다. 함께하는 의원은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다. 이중 유성엽 원내대표가 대안정치의 대표를 맡고 최경환 의원이 대표간사를, 장정숙 의원이 대변인을 맡기로 했다.이후 양측의 신경전에 속도가 붙었다. 정동영 대표는 심야 의총 다음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정치 측 박지원 의원을 겨냥해 ‘뒤에서 분열을 선동한다’고 말했고, 몇 시간 뒤 대안정치 유성엽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안정치는 평화당을 제3지대로 전환하기 위해 결성한 것이며 제3지대로 가는데 현재 당 대표는 걸림돌’이라고 반격했다.지난 18일에는 정동영 대표가 당내에 특별기구 ‘대변화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 대안정치가 내놓은 제3지대 구축을 탈당이나 신당 창당이 아닌 자강을 중심으로, 평화당 내에서 논의해보자는 취지에서다. 반면 대안정치 측은 정동영 체제 1년 동안 오차범위 미만의 정당지지율이 이어져왔고,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즉 대변화추진위를 운영하더라도 대표가 물러나야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당권파는 대안정치 측이 정동영 대표의 퇴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새로운 인재를 영입한 인사에게 공천권을 일부 줄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놓고 당권과 공천권을 노린 술수로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