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2학기부터 고3부터 무상교육을 우선 도입한다고 18일 발표했지만 일선 시도교육감들의 비협조적 태도와 함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정책을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제2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고교무상교육을 시행하기 위해선 올해 2학기 고3(44만명) 대상 2520억원, 내년 고2·3(88만명) 대상으로 1조3882억원에 이어 2021년 전 학년(126만명)에 적용하게 되면 매년 약 2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하다. 고교무상교육 2학기 재원은 각 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반영했으나 내년부터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각 47.5%씩, 지자체가 5%를 부담하기로 했다. 교육청도 내년에는 약 7000억원, 2021년에는 약 1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당초 교육부와 교육청 모두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인상해 재원을 확보하려 했으나 결국 매년 교부금을 증액하는 방식으로 확정됐다. 국세 대비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높이면 국가재정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한다는 재정당국의 의견을 채택한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이 같은 내용의 고교무상교육 시행방안을 발표하자 당시 교육감들은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국정과제 협조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며 2학기 고교무상교육 재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지난 7~8월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교육부의 동의 여부 결정 과정에서 교육감들이 교육부에 등을 돌리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향후 협업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 교육감들이 비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 7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의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오는 11월 총회에서 교육부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방식을 마련하겠다"고 공표했다.교육감협의회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지난 12일 교육부의 상산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존치 결정이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전북 뿐 아니라 다른 지역 교육감들도 김 교육감에게 동의했다. 교육부가 단계적 자사고 폐지정책을 유지함으로써 평가 공정성 시비와 소송전 등 자사고 취소로 인한 후폭풍을 일선 교육감들에게 떠넘긴다는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 교육계 안팎에서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들은 교육부에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 일괄 폐지를 요구해온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재원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립했던 누리과정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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