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지만 장사는 여전히 힘드네요. 지난해만큼만 평탄하면 좋겠는데요”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액세서리 판매점 업주 정모(50)씨는 “한두 달이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느덧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언제까지 이 불황을 견뎌야 할지…”라며 말끝을 흐렸다.지난 6일 대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만에 0명을 기록하는 등 서울 광화문 집회 등으로 인한 감염병 확산세가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위축된 소비심리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여전한 모양새다. 이날 동성로에는 ‘폐업’ ‘임대’ 등 안내문을 내건 상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임에도 줄어든 매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들이다.인근 골목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여성은 “대부분 점포 규모도 작고, 부부나 가족들끼리 일하는 곳도 많다”며 “다들 현금을 두둑하게 가진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번 휘청이기 시작하면 유지가 어렵다. 이웃 가게들이 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안 좋다”고 했다. 저녁 영업을 준비하던 한 술집 직원 역시 “그나마 단골들이 꾸준히 가게를 찾아줘 계속 영업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의 매출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 아예 문을 닫은 기간도 있었다”면서 “언제 백신이 나오고 병이 종식될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손님 발길이 꾸준한 ‘맛집’들도 영업이 쉽지 않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좌석 간 거리를 두다 보니 업소 규모가 커도 받을 수 있는 손님 수가 적다.실제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54.9다.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하락해 3월(29.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지역별 소상공인 BSI 역시 전국 17개 시·도 모두 전월보다 감소했다. 대구는 8월 72.1에서 9월 57.0으로 15.1포인트 떨어졌다. 가게 운영이 어렵다 보니 고용도 줄었다. 동북지방통계청 ‘8월 대구·경북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취업자는 120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7000명(2.2%) 적다. 제조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역시 감소했다.  삼덕동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업주 최모(57)씨는 “기념일이나 행사로 바쁠 때는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단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곤 했다”며 “이제 큰 행사는 대부분 비대면으로 열고 사람들 간 만남도 줄었다. 돈 내고 인력을 쓸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지난해까지는 방학 때마다 카페나 식당에서 일해 번 돈을 생활비에 보태 썼다. 지금은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외출을 줄이고 돈을 아껴쓰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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