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에 맞서 자위적 억제력 강화 의지를 밝혔지만 핵은 물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 등 삼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민들을 향해선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부 결속을 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고 지칭하며 “하루 빨리 북과 남이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혀 코로나19 극복 후 남북 간 대화 여지를 열어놓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해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오후 7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녹화 영상을 공개했다. 열병식은 이날 0시부터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심야에 열병식은 연 것은 처음으로 북한은 불꽃놀이와 각종 조명을 동원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 참석해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으며 발전의 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한 갱신 목표들을 점령해 가고 있다”며 전쟁 억제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해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기존 화성-15형(2017년 11월 공개)에 비해 길이가 길어지고 두께도 굵어진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바퀴 수가9축에서 11축으로 늘어난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지난해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에서 한층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성-4형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5월24일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중앙군사위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이번 연설에서는 ‘전쟁 억제력’으로 표현 수위를 낮췄다.김 위원장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인민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부 결속에도 나섰다. 최고 지도자로서 고뇌를 털어놓는가 하면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핵과 미사일 개발로 자위적인 국방력은 어느 정도 완성했으나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 방역, 수해로 인해 원하는 만큼 경제력을 확보하지 못한 현 상황에 대해 인민들의 이해를 직접 구하며 인민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최고지도자와 인민 사이의 동기화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세계 상황을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 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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