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야구팬이셔서 식구들이 총출동했어요.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 나온 기분입니다”13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찾은 최모(24)씨는 “코로나19 이전과는 많이 다른 경기장 풍경이지만 즐거울 따름이다. 조용히, 그러면서도 마음을 다해 응원할 것”이라고 말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1일 정부는 코로나19 예방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했다. 프로야구와 축구 등 스포츠 행사에서도 경기장별 수용 가능 인원의 30%까지 관중이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라팍 역시 이날 삼성 라이온즈 홈경기부터 관중을 맞았다. 전체 관중석의 20%인 4800여석을 개방한 것이다.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약 두 달간 경기장에 오지 못했던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삼삼오오 라팍을 찾았다. 모두 온라인으로 입장권을 예매한 이들이다. 경기 당일 오후까지 집계된 관중 수는 1100여명이다. 감염병 위험 탓에 객석에서 치킨과 맥주 등 간식을 먹을 수도, 다 함께 구호에 맞춰 우렁찬 함성을 지를 수도 없지만 모두 직관만으로도 기쁜 눈치다.직원들도 “오랜만에 야구장다운 모습이다”라며 바쁘게 사람들을 안내했다.경기장 내 한 편의점 직원은 “시민들 대부분 침착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어서 안전한 경기가 될 것 같다”며 “부디 완화된 거리 두기 단계가 오래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중들은 입장 전 QR코드와 수기로 출입 명부를 기록했다. 체온도 일일이 측정했다. 객석에서도 다른 관중과의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함께 온 일행들 역시 널찍이 떨어져 앉은 채 그라운드에 시선을 고정했다. 다소 허전한 경기장 풍경이지만 큰 소리로 울려 퍼지는 음악을 즐기며 경기를 기다렸다. 직원들은 ‘마스크 착용’, ‘육성응원 금지’ 등 방역수칙이 적힌 피켓을 들고 객석 곳곳을 누볐다.  연인과 함께 경기를 보러 온 직장인 강미향(25·여)씨는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일부러 휴무까지 썼다. 남자친구는 롯데 자이언츠 팬이지만 함께 직관을 즐기고 싶어 데려왔다”며 환히 웃었다.그는 “오랜만에 현장 경기를 관람하는 만큼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채민수(42·여)씨 부부는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차려입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경기장에 왔다. 채씨는 “온 가족이 삼성 팬인데, 평소에도 집에서 이렇게 입고 야구 경기를 볼 정도다”며 “오늘 경기가 너무 기대된다. 삼성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외쳤다. 한편 라팍은 오는 30일에도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연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입장 허용 객석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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