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이 코로나19 의료계 종사자들이 극심한 업무와 심리적 압박 환경에 노출됨에 따른 우울, 불안 등의 스트레스 반응 등을 분석한 논문을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지난 4월 2~10일 대구의 대학병원 근무자들을 설문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설문지는 우울(PHQ-9), 불안(GAD-7), 주관적 위험인지수준(VAS) 점수를 평가했다. 직무, 근무부서, 노출경로를 따라 분석했다.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우울, 불안 위험군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각각 33.3%, 12.5%로 나타났다. 특히 간호사 직군에서 우울과 불안 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간호사는 환자 치료 과정에서 더 밀접한 접촉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감염의 우려도 다른 그룹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높은 우울과 불안 수치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근무 장소별 분석 결과로는 확진 환자 병동 근무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근무자, 출입구 발열체크 근무자 순으로 높은 우울, 불안 지수를 보였다. 의료계 종사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일반 사람들보다 감염의 위험이 더 크며 이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중 18.5%는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았다. 지난 5월 전국에서 시행된 코로나19 검사 비율이 1.76%라는 것과 비교하면 이들이 업무적으로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과 감염의 위험이 더 컸음을 알 수 있다.코로나19 확진 환자와의 접촉이 거의 없는 행정직 직군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불안과 우울증도 확인됐다. 이 결과는 의료계 종사자가 높은 감염에 대한 우려 외에도 사회적인 낙인에 대한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병원에서 근무하는 자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야기된 결과로 해석됐다. 연구는 지난 4월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던 시기에 진행됐다.이 시기는 대한민국 전체 코로나19 확진 환자 1만765명(올 4월 기준) 중 63.7%가 대구로 집중됐던 때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우울과 불안을 겪는 비중이 각각 6.7%, 6.2%인 것을 고려할 때 해당 조사에서 우울과 불안의 정도가 각각 33%, 12.5%로 나타난 수치는 의료계 종사자의 우울과 불안 정도가 일반적인 수치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 예방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의료계 종사자에 대한 적절한 심리방역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