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본회의에서 자체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국민의힘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수정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정부의 예산 편성권 침해 논란 등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실제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면서도 강행 시 대응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 공지를 통해 오는 15일 의원 전원의 국회 경내 대기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지에서 “15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 수정안의 단독 처리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비해 의원총회 등이 소집될 수 있으니 전원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15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야 예산안 협상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직접 얼굴을 맞대고 협상하지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끝내 윤심(尹心)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저지, 국민 감세 확대를 할 수 있게 내일 자체 수정안을 낼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박 원내대표는 “불요불급한 대통령실 이전 비용과 낭비성 예산을 줄이고 경찰국 등 위법 시행령 예산은 반드시 삭감하겠다”며 “극소수 초부자를 위한 감세는 막고 대다수 국민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부수법안을 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에 따르면 민주당 자체 수정안은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정부안 639조원 중 0.7% 미만이 삭감됐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은 다음 날인 16일 시작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일정도 꼬일 수 있다고 보고 자체 수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에) 진전은 따로 없다”며 “할 게 하도 많다. 이전부터 차이가 있었던 게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