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의 사전적 정의는 교육활동의 하나로서 교사의 인솔 아래 실시하는 여행. 학생들이 평상시에 대하지 못한 곳에서, 자연 및 문화를 실지로 보고 들으며 지식을 넓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업의 연장이지 관광이 주목적은 아닌 것이다. 그런 수학여행이 돈 때문에 아픈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복지시민연합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고등학교 중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고등학교는 총 8개 학교이며 대부분의 학교는 제주도와 서울 등 국내 수학여행을 선택했다. 기간은 2박3일 또는 3박4일이 대부분이다. 결국 과다한 경비가 문제다. 학교별 차이는 있지만 제주도 수학여행 공식 경비는 대략 20만원에 가깝고 외국으로 가는 A고등학교의 경우는 100만원이다. 고액해외 수학여행을 하는 고교의 경우 기초생활수급 대상 학생들은 물론 평범한 가정에서도 엄청난 부담이다. 고교생이라고 해서 해외로 수학여행을 못갈 이유는 없다. 싱가포르나 일본, 중국 등을 찾아 견문을 넓히는 것 자체는 좋다. 문제는 경비다. 1인당 대략 100만원 안팎에 이르는 적잖은 경비를 부담하면서까지 굳이 해외로 수학여행을 갈 필요가 있을까. 대다수 가정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어렵게 지내는데 자녀들의 수학여행경비로 100만원대의 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 정도를 아무렇잖게 생각할 가정도 있겠지만 너무 심하다는 쪽이 대다수다. 국내에도 추천할 만한 여행지가 얼마든지 있지 아니한가. 결론은 나와 있다. 수학여행을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편가르는 계기로 만들어선 안 된다. 부를 과시하면서 해외여행하는 것은 가족끼리 가면 그만이다. 수학여행은 모두가 부담감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 올 곳을 선택하면 된다. 교사가 주동이 되어 수학여행조차 남에게 과시하려는 못된 버릇에 부채질해선 안 된다.수학여행은 학생들에게 실제 경험을 통해 지식을 확대하기 위한 교육활동의 하나다. 하지만 배움이 없는 수학여행은 시간만을 낭비하는 사치품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당국은 저소득층 학생을 배려하는 수학여행으로 방향을 바꾸기 바란다. 수학여행은 학교생활의 꽃이나 다름없다. 급우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즐거운 여행이 가난으로 인해 좌절의 아픔으로 남아서야 되겠는가. 국제적 안목을 키운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빈부양극화를 재현하는 수학여행이라면 재고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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