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 엊그제 지나간 어버이날을 기린다. ‘부모은중경’을 읽는다. 기독교를 믿지 않아도 성경을 읽으면 인생의 큰 스승을 만나게 되듯이 불교를 믿지 않아도 불경을 가까이 하면 큰 가르침을 얻게 된다.석가모니 부처님이 사위국 왕사성의 기수급고독원에서 대중들과 함께 남방으로 가실 때에 한 무더기의 마른 뼈를 보시고 오체투지해 마른 뼈를 향해 예배를 했다. 그러자 아난과 대중이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삼계의 큰 스승이시며, 사생의 자비로운 아버지이시며 여러 사람들이 귀의 존경하옵는데 어찌해 마른 뼈에 예배를 하시옵니까?”하고 기이하게 여겼다.그러자 부처님이 “이 한 무더기의 뼈는 혹시 나의 전생의 오랜 조상이나 부모님의 뼈일 수도 있기에 내가 지금 예배를 하는 것이니라” 그리고 말했습니다. “아난아, 이 한 무더기의 마른 뼈를 가지고 둘로 나눠 보아라. 만일 남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며, 만일 여인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어머니가 아이를 잉태해 낳기까지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설하는데,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이와 같은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설하며 부모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십대은(十大恩)으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온갖 정성을 다해 키운 자식이다. 얼마나 귀한 자식인가. 얼마나 큰 기대와 소망 속에 자란 자식인가. 그런데 왜 막가는 자녀들이 세상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튀어 나오나. 부모가 대충대충 막 키워서인가. 말, 그렇게 마구 하면 안 되지. 자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누가 모르나? 누군들 잘 키우고 싶지 않나? 그런데 잘 안 되는 걸 어떡하는가? 그게 솔직한 부모의 심정이다. 사실 자녀를 둔 부모의 고충은 끝이 없다. ‘이 고비만 넘기면 좋아지겠지’ ‘반항기여서 그렇겠지, 조금만 참으면 예쁘고 착한 자식으로 돌아올 거야’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산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망으로 끝난다. 자식도 그렇고 손자손녀도 그렇고….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라는 푸념이 진리처럼 느껴진다. 북주(北周) 하남(河南)사람 장손검(長孫儉)은 소년 시절부터 사람 됨됨이가 단정하고 성품이 고상하며 표정은 엄숙했다. 걸을 때는 차분하고, 서 있을 땐 단정하며, 허리 굽혀 읍을 하고, 공손하게 절을 한다. 문지방을 밟지 말고, 문 기대어 서지 말며, 다리 벌려 앉지 말고, 허벅지를 떨지 마라. 길을 걸을 때는 태연자약해야 하고, 서 있을 때는 자세를 단정하게 하며, 고개를 들고 가슴과 허리를 펴야한다. 읍을 할 때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으면서 허리를 굽히고, 절을 할 때는 무릎을 꿇고 태도가 공손해야 한다. 그는 비록 자신의 집에서 하루 종일 있어도 여전히 단정하고 근엄 장중했다. 그처럼 자신을 고결하게 가꾸었다. 그 장손검이 형주(荊州)지역 12주를 다스리게 됐다. 형주는 문화가 낙후된 곳으로 풍속을 아직 개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어른을 공경할 줄 몰랐다. 이에 장손검이 백성들을 열심히 교육하고 설득했고, 마침내 풍습이 크게 바뀌었다. 이 말을 여기 적는 것은 부모와 교사는 물론 국가사회가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우는데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해서 유명해진 말인데 원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힐러리가 인용한 부분은 사실 원래 속담의 뒷부분으로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가 원래의 표현이다. 국가사회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가를 깨친 벼락같은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