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내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고카페인으로 분류되는 커피 등으로 카페인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특별한 규제 방안이 없어 그냥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15일 오후 2시19분께 영남대역 인근의 한 Take out 커피숍 앞에는 교복을 입은 두 명의 여학생이 대학생들 틈에 끼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차례가 오자 망설임 없이 ‘카라멜 마끼아또’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업주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주문을 받고 이들이 주문한 커피를 내줬다.또 영남대역 5번 출구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도 교복을 입은 남녀 두 명의 학생이 성인들 틈에 끼어 커피를 주문했는데도 업주를 비롯한 성인들은 이들에게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았다.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의 커피숍에서도 청소년으로 보이거나 교복을 입은 채 커피를 주문하는 학생들이 쉽게 목격됐다.16일 오후 3시26분께 K삼계탕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는 교복을 입은 남학생 3명이 10여분간의 순서를 기다리다 아메리카노와 모카커피를 주문했다.이들은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끝내고 학원으로 가던 도중 피곤함을 이기기 위해 커피숍에서 커피를 주문했다고 했다.이모(17)군은 “학생들 사이에서 커피 정도는 그냥 ‘단’ 음료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학교에서는 이보가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는 학생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동성로 일대 다른 커피숍에서도 교복을 입은 채 커피를 주문하고자 청소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커피를 주문하는 게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심지어 2.28공원 인근의 A커피숍에서는 교복을 입은 채 커피숍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도 있었다.이곳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카페인이 미성년자에게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이들에게 판매하지 않아야 할 근거는 없기 때문에 판매하고 있다”며 “또 최근 커피문화도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어 유행을 쫓는 학생들에겐 오히려 인기만점이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이로써 비롯되는 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4-19세 청소년이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로는 탄산음료(50%)가 가장 많았고, 커피(36%)가 그 뒤를 바짝 좇고 있다. 카페인 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학생도 75%나 달했다.통계청의 조사결과 2012년과 2013년 커피전문점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1년 새 13.3%가 늘었다. 또 매출액은 3조2779억원에서 3조6443억원으로 11.2% 증가했다.커피전문점 수가 매년 10% 이상 고성장하는 추세여서 지난 1월 전국에 5만여 곳의 커피전문점이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성업 중이다.문제는 이런 커피전문점에 청소년이 아무런 제한 없이 드나들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커피전문점들은 되레 캐러멜마키아토나 라테커피 같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커피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경우도 있었다.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카페인은 습관성을 유발하는 중독성 물질인데, 철분과 칼슘의 흡수를 방해해 성장기 청소년에게 특히 해롭다”며 “카페인의 과다한 섭취는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다양한 정신 증상을 유발하고 담배나 마약 같은 다른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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